교섭단체의 구성요건을 놓고 벌인 의원간의 볼썽사나운 모습이 `밀레리엄' 정치사의 첫장을 장식했다.

의사진행을 하려는 여당의원의 목을 조르는 야당의원이나 막무가내로 강행하려는 여당의원 모두 저질이기는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은 대통령의 사과와 국회일정 거부로, 민주당은 강행처리로 맞설 태세니 앞으로 며칠간 이들의 욕설과 몸싸움을 더 감상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이번 사건의 발단이 된 `교섭단체 완화문제'에 대다수 국민은 크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교섭단체 완화가 민생현안과는 아무런 관계도 없기 때문이다. 그저 국민들의 눈에는 자민련의 당략에 두 당이 대리싸움을 하는 것 이상으로 보이지 않을 것이다.

국민들은 수해, 경제불안, 고용악화 등으로 하루하루 정부의 처방을 기다리며 숨죽이고 있다. 그러나 `허준'을 자처했던 수많은 의원들은 지금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자신의 영달보다는 신음하는 환자를 위해 평생을 힘겹게 살아온 참의사 허준. 정치인들이 그에 이름까지 더럽히고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성종섭(성남시 분당구 이매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