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강원도로 휴가를 다녀왔다. 결혼 후 3년만에 처음 얻은 휴가라 나름대로 알차게 계획을 세웠고, 아내도 많이 기대하고 있었다.

그러나 휴가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기억에 남는 건 계곡마다 넘쳐나는 쓰레기와 술취한 휴가객들의 고성방가, 청소년들의 술파티, 그리고 바가지요금 뿐이다.

물론 모처럼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그동안 하지 못했던 대화도 나누고, 아이와 오랜 시간을 같이 하는 것만으로 이번 휴가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한편으로 모처럼 가족끼리 함께 하는 휴가가 휴가지의 무질서와 불친절로 얼룩져 더 화가 난다.

정부는 여름때마다 휴가지 바가지요금이나 쓰레기난을 해결하겠다고 공언했다. 휴가지에서 간혹 단속공무원들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두 말잔치로, 제스츄어로 끝나는 것 같아 착잡하다.

남을 생각하는 시민의식도 필요하겠지만, 관광대국을 꿈꾸는 정부가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이성철(용인시 수지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