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며칠 앞으로 다가왔지만 곳곳을 둘러봐도 추석 분위기가 영 잡히지 않는 것 같다. 내가 근무하는 회사도 올해 추석 상여금을 50%로 낮춰 지난해보다 주머니 사정이 더욱 좋지 않고 할인매장이나 재래시장을 나가봐도 사람들의 발걸음이 뜸하다.
더욱이 신문보도를 보면 고아원이나 양로원 등 복지시설에도 찬 바람만 횡하니 분다고 하고 쌀은 남아도는데 끼니를 굶는 아이들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추석은 우리 민족의 최대 명절이다. 특히 다른 명절과 달리 풍성한 오곡백과가 넘쳐 가장 따뜻한 시기인 것이다. 그럼에도 최근 추석을 맞아 이웃을 돕는 '숨은 양심'들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점점 각박해져가는 세상에 물들기라도 하듯 이웃을 돌아보는 여유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예전엔 기업에서도 때마다 조를 짜서 불우이웃 돕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되지만 이젠 그런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때마다 복지시설에 반짝 얼굴을 내미는 사람들을 우린 비판하지만 솔직히 사진만 찍고 돌아가더라도 명절이나 연말에 외로운 사람들을 찾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경제가 어렵고 생활이 쪼들릴수록 더욱 이웃과 함께 하는 훈훈함이 살아났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