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경찰에 투신한 지 채 1년이 안되는 신임 여자경찰이다. 경찰로서 교통근무를 하거나 사고처리를 하다보면 도대체 무엇이 정상이고 어떤게 기준인지 조차 모를 정도로 우리 운전자의 안전의식은 표류하는 것 같아 혼란스럽다.
아직도 근절되지 않은 음주운전과 줄어들지 않는 사망사고는 주민들을 필요 이상의 불안감에 떨게 하고 규정속도로 주행하면 뒤따라 오던 운전자는 경적과 번쩍거림, 뜻모를 고함과 욕설을 퍼붓고 추월해 간다.
조그만 접촉사고라도 나면 죽을 뻔했다는 감정과 함께 단순과실범을 살인미수범으로까지 취급하며 수사에서 재판집행까지 도로상에서 혼자 다한다.
매년 총성없는 전쟁이며 일상 속의 테러가 된 교통사고. 1개 사단 병력의 사람이 교통사고로 죽거나 불구가 되는 엄연한 현실에서도 자기만은 아직 예외라는 방심과 타성에 젖은 운전습관이 이제는 답답함을 지나 허탈할 정도다.
인간은 그 행태적 한계로 인하여 시속 16㎞의 속도로만 부딪혀도 죽거나 불구가 된다고 한다. 한번 사고가 난 후 정신을 차리기에는 그 대가가 너무 가혹하다. <이선화 순경 (가평경찰서 읍내파출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