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임무를 맡고 있는 경찰은 인사체증 및 형사소송법상의 사법경찰관인 경위의 숫자가 적어서 사실상 도장을 빌려찍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현재 경찰의 인력구조는 경찰공무원 9만1천여명 가운데 경사 이하가 전체인력의 86%를 차지하고 중간층인 경정~경위급은 13%로, 일반행정직에 비해 22%가 낮고 오히려 경사이하는 28%나 높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인력구조로 중간관리자가 부족해 법률적인 판단력과 전문성을 유지하기 어려우며, 수사분야에서도 사법경찰관인 경위급 경찰관의 숫자가 적어 사법경찰리인 경사 이하가 그 업무를 대신하며 도장을 빌려찍는 식의 업무를 처리하고 있다.

또한 순경으로 들어와 평생동안 경찰공무원 생활을 해도 그중 72%는 경사로 정년퇴직을 하고 있어 근무의욕의 저하는 물론, 무사안일 및 부정부패에 쉽게 노출되어 있다. 이렇듯 기형적인 계급체계를 바꾸는데 연간 100억원이 소요된다고 한다. 하지만 모순된 업무 체계를 바로잡고 국민들에게 양질의 치안서비스가 주어진다면 이보다 더한 비용이 들어간다해도 감수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엄원석(성남남부경찰서 경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