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 차원의 동북공정사업에 이어, 고구려 역사왜곡까지 우리나라에 대한 중국의 안하무인적인 행태를 접하면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중국은 근대 이래 일본과 서구세력의 침략을 받은 역사적 경험 때문에 외국의 침략행위·패권주의적 행태·우경화에 대해 적개심마저 드러내왔다. 그러나 이런 상황은 역설적이게도 '주변 민족’에 대한 또다른 패권주의적 접근으로 번지고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중국 영토내에서 활동했던 모든 민족은 중국민족이고 그들의 역사적인 활동은 모두 중국사의 범주에 속한다. 고구려와 발해 역시 이를 피해가지 못했다. 그런 상황에서 한국내 중국동포들이 국적회복운동을 벌이고, 수많은 탈북자들이 조선족 사회에 편입하는 등 조선족의 '중국국민정체성’이 남·북한 모두로부터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은 중국정부에게 일종의 위기감을 주었음에 틀림없다. 결국은 고구려사 왜곡과 동북공정은 국민통합과 영토통합을 굳건히 하려는 중국 정부의 고육지책에서 파생된 것이다.

물론 우리의 고구려·발해 인식도 전적으로 당시의 역사 사실에 부합된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근대의 산물인 민족개념을 고대사에 무작정 적용시키는 역사접근방식에 대해 많은 고뇌를 해야 한다. 그것이 중국의 일방주의적 역사의식에 대응할 수 있는 무기가 될 것이다./이회진(화성시 발안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