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달전 신문에서 아버지의 폭력을 이기지 못해 집을 나와 창고에 숨어 생활하며 음식을 훔치다 걸린 10대 형제의 기사를 본 적이 있다. 훔친 밥과 김치를 쥐가 우글우글한 허름한 창고에서 먹으며 어린이날을 보냈다는 내용이었다. 가정폭력 때문에 뛰쳐나온 그 아이들이 받게될 상처가 얼마나 깊을지는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한국청소년상담원에 따르면 중고생 4명 가운데 1명이 가정폭력을 경험했을만큼 가정폭력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이들 가운데 절반정도가 자살충동을 느꼈고, 1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 또 폭력가정 청소년의 18%가 패싸움을, 그 중 5%이상은 흉기를 이용해 싸움을 해 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처럼 가치관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유년시절의 가정폭력은 사춘기에 이르면 자살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부를 수 있으며 점점 흉포화, 집단화되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청소년범죄를 더욱 부채질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현재 가정폭력은 '가정폭력방지법' 등 여러 법률에 의해 처벌되고 있지만 가정은 법에 의해 규율되는 사회가 아니라 사랑과 책임, 예의와 질서 등 사회도덕의 기본이 형성되는 최초의 작은 틀이다. 가정은 폭력이 아닌 따뜻한 사랑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성주안(수원중부경찰서 서문지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