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이 온땅을 휘몰아칠 때 나무는 꺾이고 풀은 상처를 입는다. 지진이 일어나서 땅이 갈라지고 집이 무너질 때 모든 것은 다 끝장이 나는 것만 같다. 그러나 폭풍이 지나가면 상처입은 나무에서도 아름다운 꽃이 피어난다. 지진이 가버리면 황폐해진 땅에서도 맑은 샘물이 솟아나기 시작한다. 파괴의 힘도 크지만 건설의 힘은 더 크다. 죽음의 힘도 무섭지만 생명의 힘은 더욱 무섭다. 폐허에서 파릇파릇 솟아나는 어린 새싹을 볼때 우리는 생명의 의지, 생명의 힘, 크고 강하며 무서운 생명에 새삼스럽게 놀란다.
 
절망은 없다. 오직 희망이 있을 뿐이다. 인간의 생명은 죽음이니 파괴니 하는 큰 힘에 압도되어 절망에 빠지는 수도 있다. 칠전팔기하는 것이 생의 의지다. 넘어지면 다시 일어나고 눌리면 또 고개를 쳐들고 마치 잡초처럼 강인한 힘을 가지고 저항하고 전진하는 것이 생의 본질이다. 우리는 언제나 가슴속에 희망의 등불을 켜야 한다. 우리는 절망의 철학을 배울 것이 아니라 희망의 철학을 배워야 한다. 지금까지 지난 4월5일에 일어난 강원도 산불을 보면서 들었던 상념을 적어보았다. “폭풍이 지난 들에도 꽃은 피고 지진으로 무너진 땅에도 맑은 샘이 솟아오른다”는 셀리의 시는 우리에게 또다른 희망을 가르치고 있다. 용기를 내자. /최병성(의정부시 호원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