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에는 다양한 수종의 가로수가 심어져 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은행나무가 눈에 띈다. 요즘 은행 열매가 한약재로 쓰이고 약용식품이란 인식이 확산된 탓인지 은행 열매가 자연적으로 떨어지기도 전에 몇 명씩 짝을 지어 미리 따는 사람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그런데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은 몽둥이나 큰 돌, 망치 등으로 나무를 두들겨서 열매를 따기도 하고 어떤 사람들은 아예 사다리와 트럭 등을 이용해 조직적으로 나무에 올라가거니 큰 막대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나무들을 치고 다니는 경우가 많다보니 은행나무가 때아닌 수난을 겪고 있다. 한마디로 꼴불견의 극치를 보고 있는 듯하다.

 이들은 남들의 눈을 의식해서인지 주로 야간이나 이른 새벽에 나오는데 떨어진 은행 열매를 줍기위해 차도에까지 쪼그리고 앉는 등 가로등도 없는 도로에서 자칫 교통사고의 위험성도 높다. 그리고 일단 은행 열매를 딴 사람들은 떨어진 열매만 주울뿐 은행잎이나 가지 등은 치우지 않아 행인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가로수는 시민전체의 소중한 재산이다. 야간이나 이른새벽을 이용해서 조직적으로 은행 열매를 따기 위해 위험을 무릅쓴 채 무모한 모험을 감행하는 것은 안전을 위해서나 시민 재산 보호를 위해서나 막아야 할 것이다.
/차형수(서울 송파구 신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