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사재를 털어 10년째 한국어린이집(인천시 연수구 연수2동)을 운영하고 있는 정예진 한국부인회 인천지부장.
정 지부장이 어린이집 운영을 생각한 것은 지난 91년.
당시 한국부인회 인천지부 남구지회장을 맡았던 그는 남편 고(故) 양원섭 장군(육사 5기)이 30여 년의 군 생활을 마치고 받은 퇴직금 전액을 어린이집 설립에 쏟아부었다. 일부 부족한 금액은 시비보조를 받았다. 이 때문에 어린이집 시설은 시 재산이 됐다. 본인 재산은 아니지만 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됐다.
그는 10년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어린이집의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새벽 5시면 어김없이 일어나 이곳저곳 청소를 하고 화단에 물을 준다. 오전 7시 30분 어린이들이 오기 전에 모든 일을 끝내야 한다. 오후 7시 어린이들이 집에 돌아간 뒤 마무리도 역시 정 지부장의 몫이다. 아이들의 부모가 맞벌이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방학도 없다.
1회 졸업생이 이젠 어엿한 중학교 2학년 학생이 됐다. 한국어린이집을 거쳐간 아이들이 이젠 500명을 넘어섰다.
대통령 표창을 2회나 받은 바 있는 그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96년엔 시민상을 받기도 했다.
“아침에 청소하다 보면 어른이 다 된 졸업생들이 지나면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곤 합니다. 이 때가 가장 뿌듯합니다.”
이런 그에게 최근 2년 여는 악몽같은 시간이었다. 어린이집 운영과 관련한 소송에 휘말렸기 때문이다.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없이 살아왔다'고 자부하는 그에겐 청천벽력같은 일이었다. 모든 걸 포기하고 싶었지만 소속 단체와 가족들에게 만큼은 꼭 명예를 회복해야겠다는 생각에서 법정싸움을 택했다. 그리고 최근 대부분 명예를 회복했다.
“속은 숯덩이가 됐지만 세상을 새롭게 배웠다는 생각에서 위안을 삼고 있습니다.”
정지부장은 앞으로 힘닿는데까지 어린이 보육사업을 계속 발전시킬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