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에 지방자치법이 개정되어 지방의원들의 유급화 법률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지방의원들은 뽑아만 준다면 오로지 명예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봉사하고 그런 활동을 통해 보람을 얻겠다고 선거때 목청을 높였었다. 지금 나라의 경제도 어려운 시기에 갑작스런 지방의원의 유급화 법률안 통과로 지방의원들에 대한 국민들의 눈길은 곱지 않다.
 
지방의원들도 지역발전을 위하여 많은 일을 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의 지방의원들에 대한 인식은 썩 좋은 편이 아니다. 일부 의원들은 전문성도 뒤떨어지며, 주민을 위하는 자세도 부족하다고 국민들은 생각하고 있다. 그럴만한 이유는 지방의원들의 여러 행태에서 비롯되었다. 당선된지 얼마 되지 않아 해외연수를 가겠다고 공항에서 시민단체들과 한바탕 실랑이를 벌이기도 하며, 회기때마다 서로 편을 갈라 싸움판도 벌인다.

회의 내용은 알맹이가 부족하다. 어느 지방의회의 경우 임시회 10일 기간 중 조례안 심의에 소요되는 기간은 1∼2일에 불과하고, 6∼7일은 현지 시찰과 의정자료 수집으로 채워진다. 국민들의 눈길은 아예 의식하지도 않는 듯하다. 의원들의 자세 전환이 요구되어 진다.
 
지금 대부분 지방자치의 재정상태는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유급화 되면 가뜩이나 열악한 지자체의 재정에 어려움을 주는 것은 뻔한 일이다. 국민들의 살림살이도 어려운 때, 명예직으로 국민에게 봉사를 약속해서 뽑아준 지방의원들에게 봉급까지 책임져야 하다니, 국민들이 억울해 하는 것도 이해할 만하다.
 
이제 지방의원들도 유급화 법률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었으니 더욱 마음을 가다듬어야 한다. 국민들의 눈초리는 더욱 차갑게 변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과거의 그릇된 행태를 버리고 열심히 일해야 한다. 의장단 선출 때마다 금품이 오가는 부정이 더 이상 언론에 보도되서도 안 된다. 지역사회 연구에도 더욱 관심을 쏟아야 한다. 국민의 혈세로 세운 중세의 성(城)과 같은 거대한 지방의회 건물이 더 이상 국민들의 눈에 거슬리지 않고 생산성 높은 장소로 사용되어져야 한다.
 
우방국인 태국의 방콕 시장(市長) 잠롱 스리무앙은 1985년 방콕시장 선거에 출마할 때 시민들에 대한 공약이 “투철한 봉사의식과 청빈(淸貧)”이였다. 시장 자리를 오로지 명예와 봉사의 일터로 삼았던 것이다. 그는 당선후 자신의 약속을 끝까지 잘 지켜, 태국 국민들로부터 많은 존경을 받았음을 지방의원들은 하나의 귀감으로 기억해 주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박종선(인천검단고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