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시는 30년 이상을 그린벨트로 묶여 개발이 제한됐기 때문에 자연환경이 잘 보전되어 온 수도권 유일의 녹색지대라고 할 수 있는 지역이다. 대기오염이 심각한 지경에 처해 있는 우리나라 실정을 감안하면 축복받은 도시임엔 틀림없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 10월 도로관리주체인 건교부와 경기도는 사회간접자본시설에 대한 민간투자 제안사업이라는 명분아래 해당 시와 사전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광역도로 건설계획을 구상 발표하면서 시민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의왕시는 도시가 3개 권역으로 나눠진 특이한 구조때문에 시민의 응집력이 부족한 도시로, 기존 국가시설이 너무 많아 지역 발전에 많은 장애가 되고 있는 곳이다. 여기에 설상가상으로 통과도로에 지나지 않는 5개의 광역도로망 건설이 계획대로 추진될 경우 의왕시는 도로 때문에 지역이 사분오열돼 지역공동체가 와해될 것이다. 이처럼 시의 장기발전 개발가능지역이 도로로 잠식될 우려가 있는 만큼 광역도로교통망 건설계획 자체를 전면 백지화하든지 통과 노선을 수정해야 할 것이다.
 
현재 우리시는 의왕~과천간 고속도로, 서울 외곽순환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등 3개 고속도로와 국도 지방도가 거미줄처럼 통과함으로써 지역이 단절된 상태다. 특히, 의왕~과천간 고속도로 및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분기점과 국지도 57호선이 위치한 청계동 지역은 그 정도가 매우 심해 지역이 낙후되고 주민들 또한 심한 고통과 피해를 입고 있다. 이런 와중에 또 다시 4개의 도로와 1개의 철도 노선이 새로 들어서는 것이다. 먼저 서수원~광명간 도로가 의왕시 초평동을 1.75㎞ 통과하고, 제2경인고속도로가 의왕시 포일동~의왕시 청계동을 5.2㎞ 통과하게 된다. 또한 의왕시 학의동~당간 고속화도로가 청계동을 2.2㎞ 통과하고, 수원~과천간 도로가 오전동, 청계동을 13.3㎞를 각각 통과하는 한편 호남고속철도가 청계동, 고천동, 월암동지역을 11.7㎞ 통과하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 모든 도로가 계획대로 건설될 경우 우리 의왕시는 도로로 갈래갈래 찢어져서 개발제한구역으로 보존되어 온 천혜의 자연환경이 파괴됨은 물론 소음과 분진, 차량의 매연 등으로 지역주민들은 최악의 생활 환경 속에 버려지게 될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에 의왕시 발전을 저해하는 국가의 일방적인 사업추진을 저지하고 시 발전을 위한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지난 2003년 10월 21일 각급 사회단체와 시·도의원, 시민모임, 환경단체 등 70여명이 모인 가운데 '광역도로교통망 건설 결사반대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또 4명의 상임공동대표를 포함, 20여명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결성하는 등 도로건설 반대를 위한 조직을 꾸렸다. 도로건설 반대추진위은 앞으로 10만인 서명운동, 의왕시의회 건의문 채택, 관계기관 항의방문, 시민 궐기대회 등을 통해 우리 시민의 확고한 의지를 표명해 나갈 것이다.
 
15만 의왕시민의 대변기관인 시의회는 물론 광역도로교통망 건설 결사반대 추진위원회는 건설교통부와 경기도에서 추진하는 지금까지의 모든 광역도로망 건설계획이 전면 백지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뿐만아니라 앞으로 건설교통부 및 경기도가 계획하는 모든 도로건설사업은 반드시 노선이 지나는 해당 지방자치단체와 협의를 하고, 지역주민과 공청회 등을 거친후에 추진하도록 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다. /박용철(의왕시의회 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