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4절기중 첫째인 입춘이다. 입춘은 새로운 해의 시작을 의미하고 있어 예부터 이맘때면 농가에서는 농사준비를 한다.
아낙네들은 집안 곳곳에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남정네들은 겨우내 넣어둔 농기구를 꺼내 손질하며 한해 농사로 바빠지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입춘날 농가에서는 대문이나 집안 기둥에 '입춘대길(立春大吉)’ '건양다경(建陽多慶)’같은 '입춘첩'을 써붙인다.
이는 한해의 무사태평과 풍년을 기원하는 뜻이 담겨있고 더불어 어둡고 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 되었음을 자축하는 뜻이기도 하다.
몇해 전 어느 외국인을 통해 충격적인 이야기를 전해들었다. 이 외국인이 남동공단을 지나다 가로변에 어지럽게 붙어 있는 플래카드에 한결같이 표기된 '세일(sale)' 이라는 단어를 보고 한국의 경제가 얼마나 어렵기에 공장을 이렇게 마구 세일할까 하는 의구심속에 고향으로 돌아갔다고 한다.
그런데 그 외국인이 한국을 다시 방문할 기회가 있어 그곳을 찾았더니 여전히 세일이란 광고물을 흔하게 볼 수 있어 한국경제에 대한 불신을 갖게 되었다는 다소 어처구니 없는 이야기였다.
요즘에도 불법광고물은 여전히 난립하고 있고 그 외국인의 시각으로 보면 여전히 한국의 상황이 변화가 없는 것으로 여겨질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눈을 돌려 우리 생활주변의 환경을 한번 살펴보자.
상당히 개선되기는 했다지만 쓰레기 종량제 실시이후 사라지지 않고 있는 무단쓰레기 투기, 아이들이 볼까 무서운 음란 전단지, 어려운 경제상황을 탓하고 생계만을 내세우며 도로를 점유한 불법 노점상의 난립, 교통의 흐름이나 보행자 통행은 아랑곳하지 않는 불법 주차 등 반사회적이고 이기적인 가치관으로 세상은 혼탁해져 가고 있다.
이밖에 지역의 공한지와 녹지대·공원, 해안과 하천은 남몰래 버려진 양심으로 쓰레기장화 되어 휴식공간, 관광명소라기 보다는 기피장소로 변해버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대로는 안된다. 외국의 유명도시를 다녀온 이들에게 소감을 물으면 한결같이 도시가 깨끗하고 공공질서를 지키는 현지인에게 감탄했다는 답변이 공통적인 화두이고 우리 국민성이 이들 수준에 오르는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이는 이도 있다.
그러나 이말은 사대주의적 발상이라고 본다. 지난 88년 올림픽과 최근의 월드컵에서 수십만의 인파가 모여 환호한 뒷자리에 쓰레기 하나없이 깨끗한 모습을 외국의 유명도시 언론이 앞다투어 '경이로운 모습'이라며 취재에 열을 올렸던 사실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문제는 남에게 보이기 위함이거나 일시적인 행동으로 끝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 가꾸고 꾸미고 지켜나가야 하는 주체 또한 바로 우리 자신이기 때문이다.
인천은 국가의 관문이다. 경제자유구역의 개발과 대중국 교역활동이 증대될수록 그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그만큼 인천에 살고 있음을, 인천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겨 그에 상응한 책임의식을 갖고 매사 최선을 다해야 함은 마땅한 일이다.
얼마전부터 남동구에서는 '클린 남동만들기' 운동이 범구민적으로 전개되어 주변의 생활환경을 해치는 모든사항을 개선해 쾌적한 도시를 가꾸기 위한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그 시작은 '관 주도'였지만 과정과 결과는 '주민의 몫'이다. 주위에서 쉽게 찾아 할 수 있는 작은 것부터 실행에 옮기고 주민의 손이 닿기 어려운 부분은 관과 함께 해결하는 자조운동으로 승화해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갈 것이다.
머지 않아 우리지역에서는 무단쓰레기 투기나 불법 주·정차, 도시미관을 저해하는 불법광고물이 사라질 것으로 믿으며, 세일 광고로 잘못된 한국이미지를 갖게된 그 외국인에게 우리 도시의 참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주고 싶다.
한해의 시작을 알리는 입춘, 모두가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에 활력을 불어 넣고 우리의 삶의 터전을 쾌적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나가는데 인천시민의 단결된 의지를 보여주길 기대해 본다. /윤태진(인천 남동구청장)
'클린 남동 만들기' 운동
입력 200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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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2-0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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