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지난 12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국회에서 통과됐다. 총선을 불과 34일 남긴 시점에서 탄핵안이 가결됨에 따라 정국은 엄청난 회오리 속에 빨려들어 갔으며 총선 국면도 극히 불투명한 상황으로 접어들게 됐다.
그런데 지상파 방송사들의 방송 행태는 마치 야당이 몹쓸짓을 하여 헌정을 유린한 것처럼 여론을 급박하게 왜곡·호도하고 있는 것 같아 분노가 치민다. 주로 카메라 앵글은 노사모 회원들, 젊은 학생들과 촛불 시위를 비추고 있고 그리고 인터뷰 모습도 편향된 편집으로 젊은 학생과 나이든 사람은 특정지역 시민 단체에 고정하고 있다.
특히 KBS는 '한국 어디로 갈 것인가'라는 특별방송에서 전국의 민심을 전한다는 이유로 카메라 앵글과 인터뷰는 분노에 가득 찬 촛불 시위장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공영방송으로서의 책무를 다하지 못했다. 물론 헌정사상 초유의 사태에 주도적 역할을 한 야당의 처사가 무조건 옳았다고는 볼 수 없다. 하지만 그간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운영과 야당을 대하는 과정, 선거에서 편향된 모습을 보여주는 등 대통령으로서의 처신이 너무 경박함을 보여준 결과라고 본다.
국정파트너인 야당을 추스르지 못해 이런 엄청난 결과가 초래된 만큼 노 대통령은 스스로의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런 성찰을 갖기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페이소스를 유발케 하여 여론을 왜곡·호도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대통령을 또 한번 나락으로 빠지게 하는 지름길이다.
아울러 이번 기회를 통해 대통령의 리더십 부재 및 포용력 부재가 정상적으로 발휘될 수 있는 모멘텀이 되기를 진정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상파 방송사들의 계도적 언론관이 절실히 요구됨을 자각하기를 바라마지 않는다. /황규환(기업은행 안산중앙지점)
지상파 방송사들은 여론을 왜곡·호도하지 말라
입력 2004-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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