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민족적인 전통문화를 말할 때 흔히 '풍물놀이' '사물놀이'라고 말한다. 사물놀이와 풍물놀이는 외국어로 표기할 때에도 '사물놀이'와 '풍물놀이'로 표현하고 있는 만큼 매우 보편화된 우리의 문화임에는 틀림이 없다. 아울러 국제 행사를 개최할 때에도 꼭 풍물이 포함되는 것도 이러한 사실을 말해 준다.
 
그래서인지 요즘 우리 전통문화는 너무 단편화된 것처럼 생각된다. 연극적인 요소, 희극적인 요소, 비판적인 요소 등 우리의 민족적인 요소가 생략된 상태에서 단순히 '장단'이라는 한 가지 요소로 전통 민족의 연희가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새로운 물결이 일고 있다. 우리의 옛 전통문화, 그 중에서도 민중과 가장 가깝게 지내면서 고된 삶을 위로해 주던 '남사당놀이'를 옛 모습 그대로, 그리고 현대적으로 창작한 모습으로 보여줌으로써 장단, 연극, 희극, 비판적인 모든 요소와 함께 관객이 함께하는 참여적인 전통연희가 바로 그것이다.
 
무형문화재로만 전승돼 일반인들이 접할 수 없었던 남사당놀이 여섯 마당을 '안성시립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홈페이지:www.baudeogi.com)이 지난해부터 '남사당놀이 토요상설공연'으로 내놓은 것이다. 푸른 잔디와 조각 작품, 멋들어진 나무와 꽃들로 조성된 2만평이 넘는 숲으로 둘러진 대자연속에서 펼쳐지는 남사당놀이 토요상설공연은 보는 즐거움은 물론 가족들과 함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좋은 주말 나들이 장소로 손색이 없다. 용어도 생소한 살판, 덧뵈기, 덜미, 어름, 버나, 풍물놀이의 남사당놀이 여섯마당 외에도 사물놀이, 설장구 합주, 북춤, 스틸드럼, 케착댄스 등 평소에 만나볼 수 없는 이색적인 공연은 아이에서 어른에 이르기까지 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수준 높은 체험기회가 될 것이다.
 
'잘하면 살판이요, 못하면 죽을판'이라는 뜻에서 이름 지어진 '살판'은 땅재주놀이로서 코믹한 대사와 하늘을 나는 듯한 덤블링이 웃음을 잃지 않게 한다. '탈을 쓰고 덧본다'는 뜻을 가진 '덧뵈기'는 '탈놀음'으로 보통 탈춤과는 다른 드라마적인 요소를 갖고 있으며 사회를 비판하는 해학적인 대사와 배우의 동작이 요즘 사회상을 꼬집는다.
 
'목덜미를 쥔다'는 뜻을 가진 '덜미'는 우리나라에서는 유일한 인형극으로 코믹한 대사와 사회적인 풍자가 인형이 갖는 다양한 특성과 어울려 한 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한다. '얼음 위를 걷듯이 어렵다'는 뜻을 가진 '어름'은 줄타기로서 초등학교 어린이, 고등학교 청소년, 어른 등 3명이 출연하는데 “부자되세요”라는 대사 한마디와 “박수를 치신 분만 부자되세요”라는 아이들의 대사가 남사당 전수관에 잘 왔다는 평가를 내 놓을 만하다. 또한 3m 높이의 줄 위에서 펼치는 아슬아슬하며 하늘 높이 뛰고 줄 위에서 공중제비를 펼치는 모습은 손에 땀을 쥐면서 탄성을 토해 낸다.
 
이 외에도 빈 트럼통을 이용해 만든 음률타악기인 스틸드럼 연주는 노래 자체에 춤이 더덩실 나온다. 갑작스런 돌출행동으로 모든 이들이 놀라는 케착댄스는 반 나체의 젊은이들이 아카펠라 합창극을 하면서 원숭이간 세력싸움을 몸짓으로 표현하는데 새로운 볼거리이다.
 
올해에도 4월10일부터 10월30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6시 30분 야외공연장(우천시 실내공연장)에서 남사당놀이 토요상설마당이 무료로 공연된다. 시원한 막걸리 한잔에 싱싱한 오이 안주가 덤으로 제공되어 함껏 흥을 돋구며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남사당전수관과 옆에 위치한 '아트센터 마노'에서는 정통 프랑스식 요리와 와인 외에도 국밥과 파전, 생맥주도 준비되어 있고 숙박도 가능하다. 진정 가족과 함께 하는 즐거운 주말 나들이의 최고상품으로 손색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철우(안성시 문화공보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