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의 불법 도청파문이 커져가고 있다. 역대정부에서 항상 했던 말이 이제는 불법도청이 없다고 해 왔다. 그런데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모든 정권에서 불법도청이 있었다는 점이 드러나자 국민들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폭발직전이다. 급기야 일부에서는 국내 정보에 대한 수집활동의 제한, 더 나아가서는 국정원 해체에 대한 요구가 불거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문제의 본질을 흐리는 것이고 국가의 운영방법에도 큰 영향을 미치게 될 중대한 사안이다.

 첫째, 불법적인 도·감청이 지금까지 국정원의 업무가 아니었다. 불법 도·감청은 국정원내 지휘권을 불법적으로 사용한 사람에게 책임이 있는 것이다. 국가기관인 국정원도 필요한 기관이라면 자체 존립문제를 가지고 쓸데없는 논쟁을 불러일으킬 필요는 없는 것이다. 둘째, 도·감청 활동과 관련하여 세계 어느 국가정보기관에서도 도·감청이 이루어지지 않는 곳이 없다. 구분해야 할 문제는 불법도청이 이루어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반면, 국가안보를 위해 합법감청은 불가피하다. 작금의 문제가 국가정보기관 해체를 주장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셋째, 또 다른 일각에서는 국내 정보활동의 제한도 논의되고 있다. 정권이나 일부 소수그룹의 이익을 유지하기 위한 불법 정보활동은 사라져야 할 것이다. 그러나 정보활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그 정보가 효과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국내외 활동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냉전해체 이후 국가안보 핵심은 경제문제로 바뀌었다. 세계흐름은 고정된 우방이 존재하지 않을뿐더러 경제활동은 국내·외가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국내 문제를 알아야 해외문제를 알수있고 해외문제를 알아야 국내 문제에 대한 올바른 인식과 대응책을 강구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국정원은 당연히 불법적 활동에서 손을 떼고 국가 안전과 국민을 위한 정보활동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국정원이 국민과 국가의 안전을 위한 본연의 자세를 확립하는데 많은 사람들이 올바른 생각을 해주어야 부국위민 활동에 다가설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윤문섭(동두천시 소요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