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이 명실공히 서울의 위성도시라는 오명을 벗고 지방자치권역으로서 260만이라는 인구에 어울리는 자립도시와 국제문화도시로 거듭나기 위한 수많은 제안들이 꾸준히 추진되고 실천되는데 대해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 국제적인 시각에서 바라볼 때 결코 크지도 작지도 않은 인천을 뉴욕이라는 국제도시에 견줄 수 있을까? 현재 이뤄지고 있는 인천광역시의 국제도시로서의 포부와 도시 거듭나기를 시민 모두가 다짐하고 간절히 염원하며 그 시현(示顯)을 소망하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비견은 결코 무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최근 공식후원사의 협약을 거친 '인천&아츠 프로젝트’의 진행 또한 그 발판 중 하나라고 여겨진다. 그러나 좀더 지켜보아야겠지만 기초예술의 진흥을 꾀한다는 측면에서는 아직도 억지스러움이 없지 않아 보인다. 문화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도구는 물론 음악일 것이다. 그러나 그 문화가 음악만으로 대변된다면 위험천만한 일이다. 예술에서 음악보다 우선하는 것은 미술이었고 예술의 역사는 미술의 역사와 함께 진행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은 음악을 약화시키거나 배척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우선순위에 관한 문제일 것이다.
도시의 건설이 문명의 발생, 문화의 발전과 함께 시작되었다는 점에서 음악과 미술, 문화의 발전은 도시를 발전시키는 초석이 된다. 기초가 튼튼해야 건실한 집을 지을 수 있다. 도시를 건설한다는 것은 단순히 껍데기를 조성하거나 소리를 내는 것에 국한하거나 우선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인천&아츠 프로젝트'를 비롯한 도시 발전 계획들이 문화를 중요시하는 이유일 것이다.
뉴욕이 국제도시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보다도 2차 대전 이후 전쟁을 피해온 유럽인, 예술가와 예술품의 은신처로 출발했던 것이 컸다. 예술인들의 다양한 실험무대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수많은 예술인들을 미국 또는 세계로부터 불러들이게 했으며 이어 한 정치인의 리더십과 록펠러가(家)의 놀라운 도시개발 의지 그리고 엄청난 투자와 건설로 경제와 예술의 세계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이 되었다.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 MOMA, 구겐하임미술관, PS1미술관과 SOHO와 첼시에 깔려있는 수많은 화랑이 세계의 미술애호가와 해외관광객을 끌어들여 관광수입을 창출했다. 이로 인해 경제적인 부가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이 증가되었다. 오늘날 뉴욕의 맨해튼은 미국의 대도시중에 하나가 아닌 세계의 상징으로 자리잡게 되었으며, 미국이 세계의 대표국가로 착각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게 해준 세계의 축소판이자 미국의 대명사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제사회는 이념을 둘러싼 냉전구도의 분쟁을 벗어나 총성 없는 문화전쟁을 벌이고 있다. 문화 강국 만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다는 논리가 팽배해진 지금 아직도 그 문화의 현주소를 파악하지 못하고 현상만을 쫓아 부실한 거품만을 만들어서는 안될 것이다. 인천과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지닌 또 하나의 항구 도시가 있다. 중국 상하이의 무기공장터에 마련된 국제적인 화랑가의 출현으로 우리는 중국에게 경제적으로 추격을 당하기 전에 미술계에서는 이미 지고 있는 게임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페인의 쇠락한 공업도시인 빌바오가 유럽의 마법의 문화도시로 회생한 것처럼 우리 힘으로 아직 힘이 든다면 지금부터라도 빠르게 움직여 뉴욕의 유명한 미술관을 유치해 인천을 코리아뿐만 아니라 아시아의 영광으로 만들어 보려는 시도를 해야 한다. 이제부터 시작이다!
/강 종 권(자하문미술관 대표)
빌바오를 배우자
입력 2006-01-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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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1-1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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