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지난해 용역직원 한명을 사망에 이르게 한 오산세교지구 철거민 가족을 대표해 송재일(36)씨가 유가족들에게 전하는 사죄의 내용입니다〉

사죄의 글을 올립니다.
지난 2005년 4월 16일 오산세교지구 택지개발과 관련하여 발생한 인명사고에 대하여 늦게나마 고인의 가족과 부모님에게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무슨 말을 해도 위로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지만 저를 비롯한 이번 사고와 관련한 사람들의 마음은 같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선 고인의 부모님과 가족들에게 머리숙여 사죄를 드립니다.

지금도 구치소에서 재판을 받고 있는 사람들도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마음이 아파하고 있고, 집행유예를 받고 가족의 품으로 돌아와 살아가고 있는 모든 사람들도 마음 아파하면서 내가 만약에 조금만 더 생각을 하고 이러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가끔 고인의 가족을 볼 기회가 있으면 항상 느끼는 마음입니다. 가족을 잃고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들고 마음이 아픈지 얼굴에 나타나서 고개를 들고 마주하기도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입니다.

누군가가 대신해서 아들이 될 수 있다면 하는 생각을 하지만 그래도 그것으로도 부족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린 조카들이 오산 이야기만 하면 삼촌 사는 곳이라고 하는 조카의 말을 들었는데 그럴때 너무나 마음이 아파서 눈물을 감추었습니다. 저희들도 가족이 있고 어린 아들도 있고 조카도 있기 때문에….

억만금을 주어도 바꿀 수 없는 것이 가족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저희들은 그런 억만금과도 바꿀 수 없는 아들이자 동생, 삼촌을 빼앗고 말았습니다. 정말로 죄송합니다.
앞으로 저희들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찾아서 해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또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사회에 봉사하면서 남은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몇 번의 만남에서 가족들 앞에서 사죄를 한다고 해서 사죄가 된다고 생각을 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이렇게 몇글자 적어서 사죄가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제가 직접 당사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잘못을 저지른 가족이기에 가족을 대신해서 이렇게 사죄의 글을 올립니다.
죄송합니다. 남은 인생은 남에게 도움이 되고 사회에 필요한 일꾼이 되도록 노력을 하면서 사는 것이 저희가 할 수 있는 사죄의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의 생각을 잊지 않고 살아가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두서없는 글로 사죄가 되지 않지만 그래도 마음을 표현하기에 제 마음과 가족들의 사죄의 마음을 받아주시기를 바랍니다.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송재일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