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수원거리를 지나다 보면 화성행궁을 복원하느라 온통 정신이 없다.
화성행궁은 세계에서 인정받은 문화유산이며 교훈으로 후손에게 지표가 되고 있다.
화성행궁은 슬픈 과거를 가지고 있다.
정조대왕의 아버지인 사도세자께선 그 아버지인 영조대왕의 노여움을 사 뒤주에서 돌아가셨다. 그 일로 사도세자는 뒤주대감이라는 별호까지 얻게 됐지만 효성이 지극한 그의 아들인 정조대왕이 아버지를 그리는 마음에서 생겨난 것이 화성이다.
정조대왕의 효는 하늘을 감동시킬 만하다. 사도세자 능을 수원에 만들고 그 당시 임금이 움직이기에는 먼 거리에 있는 융건릉(사도세자의 능)을 찾아 갔으며, 그 일로 어정 80리라는 말이 생겨났다. 또한 좀더 가까이에서 아버지의 능을 살피기 위해 도읍을 수원으로 옮기려고 까지 했다.
임금이나 백성이나 모두 경로효친사상이 투철했다. 그러나 세상과 생활이 변하면서 경로효친도 변해 어른을 공경하는 것은 고사하고 효를 찾아보기 힘든 세상이 됐다.
수원에서 화성을 복원, 수원시민은 물론 세계 여러나라에 경로효친사상을 알리려고 하는 것은 다행한 일이다.
내친김에 청소년에게도 경로효친사상을 체험할 수 있는 문화체험의 기회를 주면 어떨까? 수원에는 많은 학교가 있지만 어느 학교에서도 이러한 행사를 하는 것을 보지 못했다.
노인을 공경하고 섬기는, 옛 어른들이 목숨처럼 여겨 왔던 예절에 대한 교육을 화성행궁 프로그램에 넣어 체험토록 하면 사회의 질서는 물론 외국인에게 '한국의 효'을 알릴 수 있는 하나의 방도가 아닐까 싶다.
/이 병 걸(수원고등학교 3학년 12반)
화성행궁에서 효를 찾을 수 있다면
입력 2006-04-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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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4-1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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