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 탄핵가결에 따른 후폭풍 현상으로 수도권 판세가 크게 격차를 보이면서 한나라당과 민주당, 열린우리당의 희비가 서로 엇갈리고 있다.
원내 1당인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지지도 급락에 따른 충격을 넘어 '초비상 사태'를 맞고 있는 반면 열린우리당은 이번 총선을 계기로 원내 1당 의석 확보를 위한 '수도권 대첩'의 결의를 다지고 나섰다.
▲한나라당=가장 다급한 지역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으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후 나타난 지지도 급락의 충격을 벗어나기 위해 노심초사하고 있다.
특히 20일 KBS가 발표한 조사 결과를 비롯, 최근 각 언론사 여론조사 결과, 수도권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보다 우위를 보이는 경우가 지극히 드문 것으로 나타나자 “이러다가 전멸하는 것 아니냐”는 위기의식이 확산되면서 위기탈출 방안 마련을 위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19일 수도권 공천자들이 여의도 한강 둔치에 임시당사라며 천막을 쳐놓고 최병렬 대표를 비롯 당 지도부가 반대하고 있는 탄핵철회 검토를 제기하는 등 상황 타개를 위한 초강수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최 대표는 탄핵 철회론자에 대해 탈당을 요구하는 등 경고하고 나서 수도권 지역 공천자들과 갈등을 빚으며 고비를 맞고 있다.
▲민주당=민주당의 위기의식은 한나라당 보다 더욱 심하다. 17대 총선 후보등록이 코앞에 닥쳐 왔지만 위기를 돌파하기는 커녕 당내 분란만 가중되는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최하위로 떨어지면서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민주당 수도권 출마자는 특히 나름대로 기대를 걸었던 지역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도 대부분 3위로 밀려난데 이어 확실한 당선 가능지역으로 분류됐던 곳도 2위로 떨어진데 대해 충격을 받은 모습이다.
추미애 의원이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며 선대위 합류 거부의사를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전날까지 선대위 출범 강행을 시사했던 지도부도 선대위 출범을 연기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 분위기다.
그러나 지도부 내에서 아직까지 “탄핵소추는 불가피한 결정”이라는 강경론이 우세해 수도권 출마자들의 바람대로 지도부가 사퇴할 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열린우리당은 탄핵가결에 공조한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분위기와 달리 수도권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했다고 보고 '수도권 대첩'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17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증가와 선거구획정작업으로 12개의 선거구가 늘어 전체의 44.9%나 되는 109개의 지역구가 밀집한 수도권의 경우 과거 선거때마다 여론의 향배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는 점에서 우리당의 기대감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지역구가 45개에서 48개로 늘어난 서울의 경우 수도권의 표심을 가장 빨리 읽을 수 있기 때문에 이같은 추세가 총선 투표일까지 이어질 경우 “원내 1당은 물론 과반도 내다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탄핵 후폭풍' 여야 수도권 판세 희비 엇갈려
입력 2004-03-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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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22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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