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추 위원장은 개량한복에 운동화 차림으로 이날 오후 4시40분께부터 광주 금남로 전남도청에서 첫날 '3보 1배'를 시작, 광주역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추 위원장은 본격적인 행진에 앞서 인사를 한 뒤 "피땀흘려 민주화를 이뤄낸 자존심에 상처를 드리고 민주당을 끝내 지켜내지 못한데 대해 반성하고 사죄드리러 왔다"고 말했다.
추 위원장은 이어 "종아리를 걷고 어떤 매라도 달게 받고 싶은 심정이며 세 걸음 마다 1번 절을 올림으로써 죄갚음을 시작하고 싶으니 받아달라"며 "망가진 민주당이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하기 위해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의 심정으로 이곳에 왔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저도 몸과 마음이 괴로운 사람이고 체력이 감당할 수 있을 지 모르겠다"며 "여러분의 자존심에 난 상처가 위로될 수 있다면 몸을 던질 각오로 첫 발을 시작하겠고 의로움을 다시 찾아 민주당의 혼과 생기를 불어넣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하면서 감정이 북받치는 듯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날 광주는 평년보다 5도 이상 떨어진 기온에 바람마저 세차게 불었고 또 얼마전 탈진했던 추 위원장의 건강상태도 그다지 좋지 않아 추 위원장의 3보1배는 우려속에 시작됐다.
추 위원장의 '고행'을 지켜보는 광주시민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전남도청 앞 광주 YWCA앞에서 토큰을 판매한다는 곽모(50.여)씨는 "애당초 사죄 할 일을 하지 않도록 했었어야 하는데...안타깝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길을 가던 시민 박순자(47.여)씨는 "저 정도면 광주시민들이 마음을 돌리지 않겠느냐"며 추 위원장의 모습을 안타까워했다.
그러나 조모(67)씨는 "광주 시민들의 마음을 조금은 달래줄 수 있겠지만 대세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고 민상준(33)씨도 "마음이 아프기는 하지만 이미 민심은 떠난 상태"라고 고개를 저었다.
선대위 관계자는 "추 위원장은 오늘 오전 제주를 방문하기 전까지도 마음을 굳히지 못했지만 제주 4.3 위령제가 끝난 뒤 3보1배를 하기로 결심했다"고 전했다.
김현종 선대위 수석 부대변인은 "추 위원장의 3보1배는 탄핵정국과 최근의 당 내분에 대한 포괄적 사과와 반성의 의미와 함께 새출발의 의미가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추 위원장은 이날 밤 광주역에 도착, 천막을 치고 하룻밤을 보낸 뒤 4일 오전 9시부터 다시 행진을 시작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추 위원장 일행의 뒤를 따라 광주 국민의 힘 소속이라고 밝힌 남녀 3명이 상복차림에 '오월영령들을 두번 죽이지 말라'는 피켓을 들고 18번 1보 행진을 벌여 민주당 관계자들과 실랑이가 빚어지기도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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