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상권이 급변하고 있다.
최근 인터넷 활용이 보편화되고 대형유통업체수가 크게 늘어나면서 시민들의 소비문화가 빠른 속도로 바뀜에 따라 시내 상권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는 것이다.
인천소상공인지원센터 등 중소기업청 산하 인천지역 3개 소상공인지원센터가 지난달 79개 상권의 2만600여개 점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년동기 대비 상권변동률이 무려 25.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1년 사이에 시내 점포 4곳 중 1곳이 상호 또는 업종을 바꾸거나 아예 문을 닫은 셈이다.
이같은 상권변화는 중심상권의 주도권 이동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천의 전통적인 중심상권인 석바위, 동인천, 신포동 상권에서는 유동인구 감소와 인지도 하락 등으로 주변 상권까지 침체되는 '도미노'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반면 시청, 신세계백화점 인천점을 축으로 한 구월동 상권과 연수·계양·서구청 인근 상권은 하루가 다르게 점포수가 늘어나고 업소들의 대형화·전문화가 이뤄지고 있다. 또 중저가 의류점과 소규모 분식업종 위주의 동인천, 제물포, 석바위, 주안로 등 지하상가 상권도 예전과는 달리 대형할인점과 백화점에 고객을 빼앗기면서 침체가 심화되고 있다.
업종선택과 영업방식도 크게 달라졌다.
영세한 활어횟집과 당구장, 비디오·도서대여점, 중화요리점, 제과점, 컴퓨터학원 등은 경쟁력 약화로 잇따라 간판을 내리는 추세이고 한동안 창업자들 사이에 큰 인기를 모았던 이동통신대리점과 인터넷게임방, 닭갈비전문점, 컴퓨터판매점 등은 이미 포화상태여서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영업방식에 있어서도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업종의 경우 그동안 '대형화' 일변도로 발전했지만 최근에는 대형화 추세와 더불어 업소마다 독특한 맛과 서비스를 갖추려는 '전문화'를 시도하고 있다.
특히 프랜차이즈(가맹점)화 현상은 최근의 상권변화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꼽힌다.
김밥전문점과 제과제빵, 돈가스전문점, 참치전문점 등 음식업종은 물론 꽃배달, 인터넷게임방, 문구점, 복권방 등 거의 모든 업종에서 개별 업소들의 프랜차이즈화가 한창이다.
결국 자본력이 떨어지는 업소들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선진 운영기법과 브랜드파워에서 강점이 있는 프랜차이즈 가맹쪽으로 선회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소상공인지원센터 김영복 소장은 “백화점과 할인점 등 대형유통업체들은 10% 안팎의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시내 개별 업소들은 현상유지에 그치고 있는 곳이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 급변하는 인천지역 상권
'어느 지역에 어떤 업종을 선택해야 장사가 잘될까?'
지난 99년 IMF외환위기 이후 인천지역에 소자본 창업열풍이 불면서 음식업과 소매업을 중심으로 수천개의 업소가 새로 문을 열었다. 그러나 연간 25%를 웃도는 상권 변동률에서 나타나듯 치열한 경쟁속에서 고전하거나 도태되는 업소도 적지 않다.
전문가들은 창업 순환주기가 2년 정도인 점을 감안할때 인천지역도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상권변화가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소비문화와 지역 중심 상권이 급격히 바뀌는 상황에서 섣불리 기존 업종을 바꾸거나 새로 투자했다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아 예비창업자들은 업종과 입지 선택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상권변화 요인
상권의 변화는 최신 유행과 경제동향, 정부정책, 지역개발 추진방향 등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TV, 신문 등 언론매체를 통해 소비 성향과 영업환경 변화를 주의깊게 살펴야 한다. 지난해 '상도', '허준' 등의 드라마가 방영되면서 시내에 홍삼·건강보조식품점, 건강원이 크게 늘어났고 최근에는 애완동물 관련 오락프로그램이 인기를 모으면서 애완동물 취급업소가 늘어난 것이 좋은 예다.
소비문화의 변화도 상권변화에 직접적인 원인이 된다. 원스톱 쇼핑문화가 확산되면서 주말에 대형할인매장을 통해 생필품을 구매하고 있어 재래시장과 도로변·상가는 극심한 매출감소를 겪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수준이 높아지면서 편안하고 안락한 분위기를 찾는 '칵테일바'의 입점밀도도 높아지고 피부관리, 발마사지, 네일아트 등의 업소가 늘어나는 것도 주목할 만한 점이다.
▲시내 상권변화 양상
인천지역 소상공인지원센터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상권변화가 가장 큰 지역은 서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는 인천국제공항 개항 이후 공항과 가까운 배후지역으로 주목받으면서 최근 인구가 급속히 유입돼 가장 큰 변화를 맞고 있는 지역. 서구청 인근의 연희지구 상권이 빠르게 부상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고 석남2동 상권과 가정1동 상권 등에서도 상호와 업종 변경이 활발하다.
남동구의 경우 신세계 인천점과 시청 주변 상권에 관공서와 백화점 등 대규모 집객시설이 몰리면서 새로운 도심형 상권으로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수구도
[월요기획 - 인천商圈 변화의 바람] 백화점·할인점 활기 재래시장은 침체 늪
입력 2002-08-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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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8-11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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