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치사의 한 장을 장식했던 '3김 정치'는 이번 17대 총선을 계기로 사실상 역사의 뒤안길로 퇴장하게 됐다.

'양김'인 김영삼(YS)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이미 정계은퇴를 한 데 이어 3김중 마지막 현역이었던 김종필(JP) 총재도 이번 총선에서 낙선했기 때문이다.

3김 시대가 저물면서 3김의 측근인사들도 이번 총선에서 상당수 원내등원에 실패했다. 몰락세가 가장 두드러진 쪽은 이른바 '동교동계'로 불리는 DJ 측근인사들.

열린우리당을 창당한 이른바 신주류에 의해 호남 지역주의 세력으로 배척당하면서 민주당에 잔류했다가 대부분 낙선했다. '리틀 DJ'로 불리는 한화갑 전 민주당 대표만 당선됐을 뿐 김옥두 최재승 윤철상 의원은 분루를 삼켜야 했다.

반면 DJ의 가신 및 측근으로 꼽히면서도 열린우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정동채 배기선 이강래 의원은 무난히 당선됐다.YS 측근 세력은 낙선보다는 불출마 선언이 많이 눈에 띈다.

박관용 국회의장과 서청원 전대표, 강삼재 김동욱 의원은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고 YS 차남 김현철씨는 거제에서 출마했다가 중도포기했다. 또 YS의 대변인을 자임했던 박종웅 의원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가 참패했으나 한나라당 김덕룡 김무성 의원은 당선의 영광을 안았다.

JP 측근 가운데는 JP의 고향인 부여에서 출마한 김학원 의원은 당선된 반면 조부영 국회부의장은 낙선해 희비가 엇갈렸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