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그리고 청소년의 달이라고도 하는 5월은 우리에게 가정과 가족 공동체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달이다.

오늘날 폭력, 쾌락과 소비풍조, 기초질서 문란, 그리고 도덕적 해이 등 사회적 병리현상은 급속한 산업사회로 전환하는데 따른 병폐라고 하지만 21세기 지식정보화 사회에 들어서도 오히려 그 정도가 더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병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한 가장 근본적인 방안은 가족공동체 유지에 있다고 단언할 수 있다.

가족은 인간이 이 세상에 태어나면서 운명적으로 맺게되는 혈연공동체로서 인간 사회를 구성하는 기본이며 사회와 국가의 핵이기 때문에 가족 공동체가 굳건해야지만 사회와 국가가 번영할 수 있다.

로마제국이 멸망한 원인중의 하나가 가족공동체의 파괴였다는 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만큼 가족 공동체의 중요성을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가족공동체를 튼튼히 하기 위해서는 첫째 부부가 가족 구성의 기본요소로서 원만한 관계를 유지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을 가정의 화목, 건강, 재산 순으로 들고있을 만큼 가정의 화목은 가족공동체를 건강하게 한다.

화목한 가정에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부부간의 갈등이고 그 다음이 경제적 곤란이라고 하는데 부부간의 갈등은 자녀의 방황과 탈선을 초래하는 등 가장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고 학자들은 지적한다.

이에 따라 평생의 동반자인 부부가 원만한 관계를 유지, 자녀가 올바르게 성장하게 하기 위해서는 서로 사랑하고 협력해야 한다.

둘째 부모로서 모범적인 생활을 하자. 자녀는 최초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하여 사회화 되어간다. 가정은 자녀를 사회적 구성원으로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며 자녀는 부모의 가치관·태도·신념 등의 생활양식을 학습한다.

부모가 자녀의 학습모델이 되고 있으며 가족관계는 사회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가족의 중심에는 부모가 있고, 자녀들은 자연스럽게 부모의 여러 행동을 학습한다.

이처럼 부모는 가장 위대한 최초의 교육자이며 자녀는 부모의 거울이고 부모는 자녀 교육의 교과서이다. 부모의 모범적인 생활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셋째 부모에게 효도하자. 자녀가 자신의 부모를 지극한 정성으로 받드는 효도야말로 윤리와 도덕 가운데서 가장 큰 기본이요, 으뜸이다.

그런 까닭에 예로부터 효도를 모든 행실의 근본이라고 한다. 전통적 유가에서뿐만 아니라 기독교와 불교에서도 효도는 이 세상의 모든 아름다움 가운데 으뜸으로 강조하고 있다.

효도는 대를 이어 내려가기 마련이다. 내가 부모에게 효도를 다하면 그것이 은연중에 교육이 되어 내 자녀가 훗날 나에게 효도를 하게된다.

역사학자 토인비도 한국의 효도문화는 전 세계 인류 발전에 공헌할 수 있는 가치가 매우 크다고 말한 바 있다.

넷째 부모와 자녀가 대화를 많이 하자. 모든 인간 관계에서 대화는 가장 필수적인 매개 수단이다. 그래서 인간관계를 '대화의 관계'라고도 말한다.

흔히 대화의 단절은 관계의 단절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부모·자녀의 관계 단절은 곧 자녀의 일탈(逸脫)의 원인이 되는데, 일단 한번 끊어진 관계가 정상적으로 회복되려면 많은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뿐 아니라 그동안에 모두가 상처를 입게된다.

갈등은 반드시 대화에 의해서 해결되어야 한다. 부모가 먼저 마음을 열고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는 한편 대화 기술도 갖추어야 한다.

앨빈 토플러가 '미래의 충격'에서 예언하고 있는 가정의 파괴와 해체를 예방하기 위해, 부모와 자녀가 굳건한 가족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해 이 푸르른 5월, 가족 모두가 마음을 열고 서로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나누어 보자./윤주학(육군 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