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개막이 48일을 남겨두고 있다. 이번 월드컵은 세계에서 유일한 이념분단지역인 한반도에서 열린다는 점에서 그 어느 때보다 평화와 화해의 메시지가 넘쳐나는 세계적인 이벤트이기도 하다.
 천주교 수원교구청이 월드컵 개막에 맞추어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월드컵 운동'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번 월드컵에 담긴 이같은 의미를 가톨릭 교회가 앞장서 구현하기 위해서다. 12일 수원교구장 최덕기 주교를 만나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월드컵 운동'의 취지와 주요 실천과제가 어떻게 진행중인지 들어봤다.
 -월드컵의 어떤 점이 가톨릭의 화해와 평화의 정신과 맞닿아 있다고 보시는지요.
 “교회의 목적은 인류사회를 하느님 나라가 되도록 하고 인간역사를 구원의 역사가 되도록 하는 겁니다. 따라서 지구촌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인류의 축제인 월드컵이야말로 갈등과 불목으로 점철된 세상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할 좋은 계기라고 봅니다. 특히 우리처럼 분단의 아픔이 있는 나라에서는 월드컵에 평화와 사랑의 메시지를 담아 남북이 또 전세계인이 공감하는 기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수원교구청이 운동의 일환으로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어린이들에게 축구공을 보내기로 한 것도 그 같은 취지 때문인가요.
 “그렇습니다. 북한에 대해서는 평화와 화해의 정신을 담고, 아프가니스탄에는 우리가 그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우호의 정신을 담아 공을 보내고자 합니다. 사실 이번 '운동'은 기본적으로 우리 교회가 펼쳐야 할 사회사목활동의 연장선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지역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행사에 지역민들과 함께 동참함으로써 천주교회의 복음정신을 널리 펼치는 활동이라는 것이죠. 그 결과 좁게는 지역사회, 넓게는 남북한과 전세계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가 전파될 걸로 믿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화해와 평화메시지가 담긴 공으로 북한과 아프가니스탄 청소년들이 새로운 희망과 꿈을 갖게 된다면 그 얼마나 아름다운 일이겠습니까.”
 -어떻게 공은 잘 모이고 있나요.
 “북한에 2002개, 아프가니스탄에 2002개의 축구공을 보내려 합니다. 1계좌당 1만원의 성금을 모으고 있는데 지금까지 890계좌가 모였습니다. 6월말까지 계속되니까 목표를 채우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겁니다.”
 -수원교구청 관할 내에는 가톨릭 성지가 많은데요. 이번 기회에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겠다는 생각입니다만.
 “그점도 각별히 생각하고 있습니다. 김대건 신부가 걸었던 골배마실 성지를 비롯해 미리내, 이천 단내 성지 등 14개의 성지가 교구청내에 있습니다. 그래서 도보나 버스를 이용한 성지순례코스을 만들고 신도들이 홈호스트 운동을 벌여 수원을 찾는 지구촌 신자들을 맞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월드컵 기간중에는 스페인어 영어 불어 등 3개국어로 외국어 미사를 집전하려 합니다. 이를 위해 수원에서 경기를 갖는 국가의 교구나 천주교회 홈페이지에 우리의 준비상황을 게재할 생각입니다.”
 -끝으로 교우들에게 당부하실 말씀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요.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월드컵 운동이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존재하는 교회의 목적을 이루는 우리일이라는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시길 바랍니다.”
 (수원교구청 주교실에서 열린 이날 인터뷰에는 천주교 수원교구 '화해와 평화를 이루는 월드컵 운동본부' 집행위원장인 홍창진 신부가 배석해 보충답변을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