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월드컵축구 개막을 앞두고 일부 본선진출국이 대표선발을 둘러싼 잡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의 조별리그 상대인 폴란드를 비롯해 브라질과 우루과이, 파라과이 등이 대표선발을 놓고 뒷거래와 정실 개입 등 갖가지 비리의혹이 불거져 나오면서 본선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폴란드는 주전 미드필더 토마시 이반(빈)의 최종 엔트리 탈락과 관련해 예지 엥겔 감독과 일부 노장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표출돼 팀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엥겔 감독은 8일(한국시간) 폴란드 일간지 가제타 비보르차와의 인터뷰에서 “선수선발은 감독의 고유권한”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이어 “이반을 합류시키자”는 대표팀 주장 피오트르 시비에르체프스키(올림피크 마르세유)를 겨냥, “굳이 특정 선수와 뛰고 싶다면 팀에서 나가면 될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려 향후 내분 양상이 수습될지 주목된다.

월드컵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브라질의 경우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이 골잡이 호마리우(바스코다가마)를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시킨 것을 놓고 개인 감정에서 비롯된 졸렬한 처사가 아니냐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다.

단순히 기술 및 전술상의 이유로 호마리우를 뺐다는 그의 해명에 대해 일간 오글로보는 “호마리우의 태도가 뻣뻣해 떨어진 것”이라고 반박했고, 스포츠저널은 스콜라리 감독을 축구팬들의 의사를 무시한 '공적'이라고 규정했다.

또 호주와의 플레이오프를 통해 본선행 막차를 탄 우루과이는 빅토르 푸아 감독이 '퇴물' 다니엘 폰세카(몬테비데오)를 미국, 중국과의 평가전 엔트리에 전격 포함시키는 바람에 외압설에 시달리고 있다.

90이탈리아월드컵이 마지막 본선 출전이었던 폰세카는 유벤투스(이탈리아)와 리버플레이트(아르헨티나)에서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하다 두 달전 고국무대로 복귀해 2골을 넣은 게 고작이다.

폰세카의 발탁에 대해 일간 엘 파이스 등 언론과 팬들은 “폰세카의 에이전트로서 우루과이 선수들의 해외진출 창구인 실력자 프란시스코 파코 카살이 뒤에서 '보이지 않는 손'으로 대표선발을 주물렀다”며 엔트리 재구성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밖에 파라과이는 최근 대표팀의 정신적 지주인 괴짜 골키퍼 호세 루이스 칠라베르트(스트라스부르)가 세사레 말디니 감독의 국가대표 인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터져나와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