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대1 몸싸움 능력을 키워라.”

거스 히딩크 축구대표팀 감독은 9일 서귀포 강창학구장에서 실시한 오전 훈련에서 '혼합 격투기'를 연상케 하는 격렬한 체력훈련을 통해 선수들의 1대1 몸싸움 능력을 집중적으로 배양했다.

지금까지 한국선수들이 유럽선수들에 비해 현격한 격차를 보여 온 몸싸움 능력은 '유럽팀 징크스'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받았던 만큼 16강 목표달성을 위해 필수적으로 개선해야 할 부분.

이날 둘씩 짝을 지은 선수들은 약 40분 동안 럭비의 스크럼 장면을 연상케 하는 '어깨잡고 밀기', 그레코로만형 레슬링에서 볼 수 있는 '팔뚝잡고 당기기', 스모선수처럼 웅크린 채 '중심 무너뜨리기' 등을 레이몬드 베르하이옌 피지컬 트레이너의 지시 아래 반복했다.

이날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투지를 북돋웠고 정해성, 박항서코치는 선수들에게 “밀리지마”를 외치는 한편 공격에 소극적인 선수들에게 쉼없는 '파이팅'을 종용했다.

몸싸움 중간중간의 짧은 시간에도 선수들에게 휴식은 주어지지 않았다.

매 '라운드'의 막간에 선수들은 엎드린 채 상체를 들어올리는 복근강화훈련과 팔굽혀펴기 등을 통해 근육을 팽팽하게 긴장시킨 뒤 곧바로 싸움에 나서야 했기에 입에서는 단내가 났다.

선수들은 극도의 피로감 때문에 가끔씩 허탈한 웃음을 내보이기도 했지만 이 또한 치열한 주전경쟁의 연장인 만큼 상대에게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는 풍경.

특히 공격수 차두리(고려대)는 김태영(전남)과 박항서 코치가 힘을 합쳐 덤볐지만 밀리지 않는 괴력을 자랑해 눈길을 모으기도 했다.

히딩크 감독은 이날 훈련을 마친 뒤 “선수들에게 투혼을 불어 넣는 한편 경기중에 있을 1대1 몸싸움에 필요한 파워와 근육을 길러 상대를 제압하기 위한 것”이라고 훈련 목적을 설명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