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수억원의 예산을 들여 추진하는 '인터넷 유해정보차단시스템' 구축사업이 제대로 된 정보없이 허위 사실에 기초해 진행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6일 시에 따르면 청소년 건전 육성·보호를 위한 인터넷 유해정보차단시스템을 구축·운영할 사업자(컨소시엄) 모집 결과 지역 청소년단체 1곳과 서울 업체 1곳이 컨소시엄을 구성한 1곳 만이 응모했다. 시는 외부 인사 9명으로 심사위원단을 꾸려 28일 이 컨소시엄으로부터 사업설명회를 들은 뒤 적격심사를 벌여 이날 선정여부를 결정짓는다.
이 사업은 ▲유해정보차단 SW 설치 및 보급 ▲서버구축 및 홈페이지 제작 및 운영 ▲인터넷 청정지역화를 위한 홍보·교육 등으로 구성된다. 사업비는 올 해 말까지 5억원이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장을 원칙으로 한다는 단서를 달고 있어 이 사업은 3년간 최소 22억원 가량이 더 들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 사업의 대전제가 되는 유해정보차단 SW 설치 및 보급 업무는 이미 정보통신부에서 실시하고 있다. 시민 단체가 최근 이같은 내용을 지적하자 시는 “정통부가 제공하는 서비스는 메일로 공급되는 유해정보만을 차단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이 사업은 정부의 '음란스팸잡이' 뿐만아니라 인터넷을 통한 유해사이트까지 차단해 주는 것”이란 내용으로 해명했다. 이 시민단체는 시의 해명을 믿고 성명발표 등 후속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그러나 시의 이런 해명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현재 정통부 정보통신윤리위원회가 홈페이지를 통해 청소년유해매체물 차단 SW를 무료로 공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 관계자는 이날 “정보통신윤리위가 취약 계층에만 무료로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가 프로그램 무료 다운로드 방법을 지적하자 “이 프로그램은 국내법상의 유해매체물만을 차단하지만 시가 추진하는 것은 해외의 것까지 모두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이라고 말을 바꿨다. 결국 정부에서 실시하는 사업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채 자칫하면 거액의 예산을 낭비할 수 있는 계획을 추진해 온 것이다.
인천시 '뒷북사업' 헛돈 날릴뻔
입력 2004-05-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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