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여왕이라는 5월이 시작되었다. 남녘으로부터 서서히 들려오던 꽃소식이 이제 우리가 살고 있는 경기도 지역에서도 만연해 그 동안 집안에서 웅크리고 지내던 많은 사람들이 산으로 강으로 나들이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모습이다. 봄 나들이 장소로 강원도나 전라도 등지에도 좋은 장소가 많이 있지만 가만히 둘러보면 우리 경기도에도 양평군 용문사, 화성시 제부도, 수원시 광교산 등 짧은 시간에 여유롭게 다녀올 경치 좋은 곳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봄 나들이의 멋진 환상도 대책 없이 막히는 교통체증을 생각하면 여지없이 깨져 계획을 포기하게 되는 경우가 꽤 많은데, 사실 경기도의 도로교통 혼잡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출퇴근 시간의 구별없이 꽉 막히는 도심의 교통과 주말이면 나들이 차량으로 몸살을 앓는 외곽도로들… 그로 인한 유무형의 경제적 손실은 이루 다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이다.
 
이렇듯 경기도의 도로교통이 혼잡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일단 한정된 도로에 비해 차량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인데, 실제로 경기도의 경우 자동차 등록대수가 최근 5년간 매년 20만~30만대씩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002년도에 이미 300만대를 넘어섰으며 작년 말일을 기준으로는 전국 자동차등록대수 1천458만대 중 약 22.2%인 총 323만대의 차량이 경기도에 공식 등록돼 경기도가 자동차등록대수 전국 1위를 기록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차량 대수의 증가는 필연적으로 수송용 연료를 포함한 석유류의 소비증가를 불러일으켜 2002년도말 현재 경기도 지역의 휘발유 총소비량은 1천464만배럴, 경유 총소비량은 2천668만배럴을 넘어섰는데, 석유가 전량 외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고가의 수입품이라는 점을 감안해 볼 때 이것은 참으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높은 수송부문의 에너지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우리가 관심을 갖고 동참해야 하는 절약방법 중의 하나로 '경차에 대한 사랑'이 있다. 경차는 한 때 이라크전쟁의 여파로 기름값이 치솟고 소비심리가 위축되던 시절 자동차시장에서 반짝 인기를 끌기도 하였으나 그것은 일시적인 현상일 뿐 국내의 경차 수요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어 연도별 경차 보급률을 살펴보면 2001년 8.0%, 2002년 7.6%, 2003년 7.2%로 점차 감소하고 있고,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서도 일본의 17.8%, 이탈리아의 38.8%, 프랑스의 39.0%에 비하면 현격히 낮은 수준이다.
 
특히 자동차 등록대수 전국 1위라는 우리 경기도의 경차보급률은 그 명성에 걸맞지 않게 겨우 6.8%를 기록해 전국 시·도별 경차보급률 비교에서 서울특별시와 광주광역시에 이어 최하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에서는 값싸고 경제적인 경차의 보급확대를 위해 차량구입에 따르는 각종 혜택을 주고 있는데 여기에는 특별소비세, 등록세, 취득세 면제, 공영주차료 및 고속도로 통행료 50%할인, 지하철 환승주차료 80% 할인 등이 있다.
 
이렇듯 경차는 에너지소비효율이 높아 수송부문의 에너지절약에 크게 기여해 국가경제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동시에 구입에 따른 부수적인 혜택도 많아 가계경제에도 보탬이 되는, 그야말로 석유 한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실정에 가장 적합한 차량인 것이다.
 
온 산하가 붉고 노랗게 물드는 아름다운 계절 5월이다. 이 계절은 도심에서 쌓인 먼지를 툴툴 털어버리고 한 번쯤 자연으로 돌아가고 싶은 계절이기도 하다. 아름다운 자연을 아름다운 차 경차를 이용해 즐겨보는 생활의 여유를 경인일보 독자분들께서도 한 껏 느껴볼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이종인(에너지관리공단 경기도지사 기술지도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