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자원공사에서는 광역상수도 원수요금을 2005년 1월 1일부터 8.7%를 인상한다고 지난 12월 14일자로 안양시에 통보한바 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시군에서는 수자원공사로부터 원수를 공급받아 정수처리과정을 거쳐 생산된 수돗물을 각 가정으로 보내고 있어 원수요금 인상은 곧 수돗물 인상과 직결되기 때문에 시군은 큰 부담요인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동안 수자원공사에서는 원수요금을 ‘97년 이후 8차례에 걸쳐 무려 143.6%(연평균 17.9%)나 인상한 바 있습니다. 금년 초에 10.1%를 인상한데 이어 내년 1월부터 또다시 8.7%를 인상하는 것은 지나치다고 생각됩니다. 최근 3년간 인상률을 살펴보면 2001년 14.3%, 2002년 24.1%, 2003년 10.1% 등으로 매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번 요금인상은 맑은 물 공급을 위해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물 관리종합계획에 의한 물 값 현실화정책에 따른 것이라고는 하지만 수돗물 인상은 물가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시군에서 원수요금 인상분을 그대로 수돗물 인상에 반영시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입니다.
　
정부는 얼마안되는 수도 요금이 우리 안양시를 비롯한 국민들에게 가는 부담이 적다고 판단할 수도 있지만 이로 인해 다른 공공요금이 인상된다는 것을 알고 이러한 판단을 내리는 것인지 또 지자체에 대한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입니다.
　
실제로 수도 요금 인상으로 인해 매년 적자가 누적되어 지방의 상수도 재정난이 크게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며 안양시의 경우 누적적자액은 2003년말 현재 46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이와 같이 원수요금의 인상액을 고스란히 자치단체가 떠안는 결과를 낳고 있어 이의 재정부담으로 인한 시군의 주름살은 날로 늘어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주고 있습니다.
　
또한 새해예산을 편성하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법에 의거 회계연도 개시 40일전(11월 21일)까지 예산안을 지방의회에 제출해야 합니다. 그러나 수자원공사에서는 시군에 원수요금 인상통보를 관행적으로 연말에 뒤늦게 함으로써 시기를 놓쳐 인상분을 본예산에 편성치 못하고 부득이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해야하는 문제가 계속적으로 되풀이되고 있습니다.
　
한해의 살림살이인 예산을 짜는 일은 어느 자치단체나 많은 고민을 거듭하기 마련입니다. 주민생활에 큰 영향을 주는 중요사안인 원수요금 인상액을 매번 연도중간에 끼워 넣기식으로 추경예산에 편성토록 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며 반드시 개선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상과 같이 원수요금 인상은 시군에게 막대한 부담을 주는 사안인 만큼, 지금부터라도 원수요금 인상을 가급적 자제해주시기 바라며 불가피하게 인상할 경우에는 '자치단체의 의견수렴과 인상액이 본예산에 반영되도록 최소한 전년 10월 이전에 통보하는 절차'를 반드시 제도화해주길 바랍니다.
　
수자원공사는 날로 급변하는 환경변화로 인해 종합행정을 수행해야하는 자치단체의 고충과 재정부담이 갈수록 더해가고 있는 현실을 이해하시어 원수요금 인상으로 인한 문제개선에 적극 앞장서주시기를 간곡히 당부 드립니다.　/신중대 안양시장(경기도 시장·군수협의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