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밥값'도 못한다는 말은 큰 모욕이었다. 밥값도 못한다, 밥값은 해야지 등 지금도 많이 이야기 되고 있다.
 
그럼 밥값이 얼마나 될까? 보통 성인기준으로 한끼 쌀 소비량은 80g~120g정도라 한다.
 
우리쌀 가격이 20㎏ 포대당 4만~5만5천원 정도로 한끼의 기준을 평균 쌀 100g이라고 볼때 가격으로 환산해보면 최하 200원에서 최고 275원으로 최고급 쌀 한끼 값이 자판기 커피 한잔값인 300원에도 못미치며, 라면 한개 550원, 햄버거 2천원에 비교도 되지 않는 가격이다.
 
정말 밥값도 못한다는 말은 큰 욕이 아닐 수 없다. 우리나라 최고 쌀 한끼 가격이 자판기 커피 한잔 값에도 못미치는 현실인데도 우리가 쌀 소비 감소와 쌀값 하락을 걱정하는 것이 무척 안타깝다.
 
우리를 더욱 안타깝게 하는 것은 학교급식 쌀 문제이다.
 
자라나는 새싹들에게는 최고급쌀을 먹게 해 어릴때부터 밥은 맛있는 것으로 인식되게 해야 하는데, 쌀값 문제로 그렇게 운영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하니 그 어린이들의 밥에 대한 인식이 좋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다행히 일부 지자체에서는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학교급식용 쌀을 그 지역 최고급쌀로 공급하게 하고 그 차액을 지방재정으로 보조해 주고 있다니 매우 반가운 일이다.
 
흔히 연간 생산되는 경기미는 경기도내 도민만 먹어도 6개월치 밖에 안된다고 하는데 판매가 쉽지 않은 것을 보면 경기도민도 경기미를 많이 먹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쌀이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존재이며 전문가들은 문화적 가치도 논하고 있지만 매장마다 쌀이 가득 쌓여 판매에 골몰하고 있으니 답답하기만 하다.
 
우리 조상들은 쌀을 매우 소중하게 생각했었다. 갓 시집온 며느리가 설거지 한 후 밥 한알이라도 흘려내 버리면 시어머니에게 호된 꾸지람을 받았으며 밥한톨이라도 흘리거나 남기면 부모님에게 복 나간다고 혼이 났던 기억들을 지금 자라는 세대는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이 소중한 쌀을 구입할 때에는 신중하게 좋은 쌀을 골라서 식탁에 올려야 가족들이 맛있게 먹고 밥 값을 하지 않을까.
 
수입쌀 또는 저질쌀을 구입해 식탁에 올린다면 가족들에 대한 정성이 부족한 것은 아닐까.
 
특히 식당중에는 저가미를 사용하는 업소가 많은데 고객들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것 같고 오로지 쌀에서 조금이나마 더 이윤을 남기려고 한다.
 
결국 한끼에 275원과 200원의 차이, 즉 75원을 더 남기려고 노력하는 꼴이다. 100그릇 판매시 차액은 7천500원이다.
 
이것이야말로 바로 소탐대실이 아닐 수 없다.
 
농업인은 고품질쌀과 저질쌀의 품질 차이를 맛을 통해 확실히 느낄 수 있도록 생산해야 하고, 소비자는 기꺼이 좋은 쌀을 찾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특히 식당에서 밥맛이 없으면 당당하게 개선을 요구하여야 한다.
 
한끼에 70원 정도는 더 쓰고 그래서 우리쌀 사랑과 고급화를 위해 일조한다는 자부심을 가진다면 이것이 바로 애국이 아닐까.
 
이런 노력들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때 우리쌀의 고품질화와 수입쌀에 대한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정말 우리쌀이 대접받고 밥값을 하는 날을 기대해 본다. '우리 모두 경기米를 먹고 경기米人이 됩시다.' /박재근(농협경기지역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