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새해가 시작된 게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5월이다.
학생들은 새 학기 입학식과 시업식으로 한 해를 열었고 벌써 가정의 달 5월을 맞았다.
지금까지 숱한 스승의 날을 교사로서, 교감으로서, 교장으로서 그리고 교육관계 일을 맡아 보면서 맞이하곤 했다.
그 때마다 늘 아쉬움 속에서 “나에게 또다시 학창시절이 올 수만 있다면…”하고 나름대로 생각해 본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어머니 손에 이끌려 처음 학교에 갔을 때, 특히 고등학교 입학과 더불어 시작한 학교생활은 인생의 전환기를 맞는 결정적인 성장기로서 그 의미가 사뭇 다르다.
고등학교 재학시절엔 선생님과 제자로서의 존경과 사랑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이상의 인간적인 믿음 그리고 신뢰와 더불어 인간적인 깊이를 느끼는 소중한 시기다.
선생님에게 고마움과 존경을 표하면서 선생님을 통해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품을 수 있는 넓은 가슴을 가진 젊고 발랄한 학생으로서 자신감과 청춘 야망을 가꿀 수 있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가슴 설레이는 고등학생 시절 젊은 학생으로서 설계했던 꿈과 희망을 어떤 방향으로 설정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미래 삶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고등학교 생활의 시작에서부터 자신의 장래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보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갖기 위해선 선택할 수 있는 여러 길이 있다.
하지만 많은 학생이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치있으면서도 늘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생님을 얼만큼 모실 수 있느냐 하는 것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적어도 일생동안 존경하고 따를 수 있는 훌륭한 선생님을 가슴 속에 담을 수 없다면 다시 오지 않는 귀중한 고등학교 시절은 너무나 삭막하고 의미없게 되고 말 것이다.
고등학생 시절은 일생을 같이 할 수 있는 귀중한 친구를 사귀는 시기이기도 하지만 맑은 거울처럼 바라보면서 가슴 속에 존경스러운 선생님을 모실 수 있는 소중한 시기이기도 하다.
인생을 살면서 가슴 속에 모실 수 있는 존경스러운 선생님은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오는 것은 아닌 것 같다.
평소 가까이 대하면서 가슴을 열고 이뤄지는 선생님과의 접촉을 통해 이뤄질 수 있고, 주위 분들의 조언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모든 선생님이 존경의 대상이 되고 가까이 대하면서 개인적인 친분이 싹터 사제간 정을 쌓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선생님 개개인이 지닌 좋은 점들을 얼마나 잘 내 것으로 받아들이느냐 하는 긍정적 사고가 몹시 중요하다.
초·중·고교 시절 가르침을 주신 많은 선생님들 중에서 가슴으로 존경할 수 있는 단 한 분의 선생님이라도 만날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한 일이다.
먼 발치에서라도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면 적어도 꿈 많은 젊은 시절부터 좌절과 실패가 없는 성공적인 삶이 될 수 있다.
살아가면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할 때마다 마음 속 존경하는 선생님에게 부끄럽지 않은 제자가 되겠다는 다짐과 노력이 곧 자신을 올바르게 성장시키고 새로운 영역에 과감하게 부딪칠 수 있는 용기있고 현명한 제자로 만들어 줄 수 있다.
푸르른 5월 스승의 날에 뜻있는 학창생활을 누리고 있는 우리 청소년은 가슴에 품을 수 있는 존경스러운 선생님을 찾길 바란다.
늘 그 분과 더불어 슬기로운 학교생활을 하는 멋진 청소년이 돼 주길 소망한다.
올 스승의 날은 모든 학생이 자랑스러운 제자로서 현명한 학창생활을 여는 새로운 출발점이 되길 바란다. /김실(인천시교육위원회 의장·전국시도교육위원회의장협의회장)
다시 고등학생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입력 2005-05-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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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4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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