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을 통해 언어와 문화의 동질성을 회복하고 분단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북한도서 전문서점을 운영하는 김주팔(金柱八·61·대훈서적 대표)씨가 7·4 남북공동선언 30주년을 맞아 문학계간지 '통일문학'을 창간했다. 북한을 비롯해 중국, 러시아, 중앙아시아, 미국, 일본 등 해외거주 교포문인들의 작품을 소개하는 통일 지향의 문학잡지다.
창간호는 북한 문예지 '조선문학' 최근호에 실린 김상조, 최광조, 장원준, 리영삼 등의 시와 카자흐스탄의 원로작가 정상진(84)옹의 회고록, 중국 조선족 문인들의 기고 등 다양한 글을 실었다.
문학평론가 권영민(서울대 인문대학장)씨가 김소월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북한에서 소월을 논평한 글을 엮은 단행본 '평양에 핀 진달래꽃'을 특별부록으로 발간했다.
발행인 김씨는 45년째 대전 역전에서 대훈서적을 운영하고 있는 전문 서적상이다. 그가 북한도서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0년 독일 프랑크푸르트 도서전에 참가하면서다.
“당시 독일 사람들이 말하길 통일이 되니 동독 책을 구하기가 더 어렵다고 하더군요. 동독인들이 통일후 불이익을 당하지 않으려고 책을 파기했기 때문이죠. 북한책을 수집하고 연구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김씨는 그해 가을 중국 조선족들이 운영하던 옌볜(延邊)문예사를 통해 북한도서의 반입을 추진했다. 이를 위해 옌볜문화사가 발행하던 한글 잡지로서 문화혁명때 대부분 소실된 '천지'의 1951~90년 발행분을 2억원을 들여 복원해 줬다.
“1999년 당국의 수입허가가 날 때까지 북한도서 수집본을 옌볜문화사 창고에 보관해 왔습니다. 국내 반입이 허가된 뒤 현재 4천800여종 10만여권의 북한도서를 확보하고 있습니다.” 김씨가 수집한 북한도서는 '리조실록'(전 400권)을 비롯, 1947년 창간호부터 현재까지 발행된 '조선문학', 지난해말 완성된 것으로 최근 북한 상황을 알 수 있는 '조선대백과사전'(전 30권), 북한의 유물·유적을 체계적으로 분류해 놓은 '조선유적유물도감'(전 20권) 등 다양하다.
2년전 서울역 앞에 '북한도서 전시관'을 열었던 김씨는 올해초 전시관을 종로5가 기독교회관으로 이전했다. 지난해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서울국제도서전에서 '책으로 가는 북한' 전시회를 개최했다가 올해는 이름을 '책으로 가는 평양'으로 바꿔 전시회를 열었다. 올해 5월에는 남북한간 문화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서울·평양 문화교류협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통일문학' 창간호는 2천부를 한정 발행했습니다. 애초부터 수익을 바라고 시작한 것이 아닙니다. 이 잡지가 남북한간 이질성을 극복하고 한민족을 하나로 묶는데 작은 밑거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연합〉
남북한 언어이질성 문학통한 회복노력 - '통일문학' 창간한 김주팔씨
입력 2002-07-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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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03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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