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의 중심을 가로지르며 유유히 흐르는 '민족의 젖줄' 한강. 총 길이는 514㎞로 압록강 두만강 낙동강 다음으로 한반도에서 네번째로 긴 강이지만, 유역면적에서는 압록강 다음으로 꼽히는 강. 고대로부터 우리 민족을 따뜻하게 품어안아 삶의 터전이 되어 왔을뿐 아니라 반도의 지배권을 놓고 치열한 각축전이 벌어진 현장이기도 한 한강은 역사와 자연의 보고(寶庫)로서 가장 중요하게 손꼽혀온 한반도의 물줄기였다.

경기도박물관이 이번에 경기도 3대 하천유역 종합학술조사의 일환으로 발간한 학술총서 '한강'은 한강유역에 대한 치밀한 조사를 토대로 2천500 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보고서가 발간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경기도박물관측은 지난 2000년부터 경기도 지역을 관통하는 한강과 임진강, 안성천 유역에 대한 종합학술조사 사업에 착수해 지난해 그 첫 결과물인 '임진강' 조사보고서를 발간한데 이어 이번에 그 두번째 보고서로 '한강'을 발간해 냈다.

총 3권으로 발간된 이번 보고서는 제1권에 한강유역의 자연환경과 생태, 인문환경, 민속문화를 다룬 '환경과 삶'을, 제2권과 제3권에는 고고유적과 관방유적, 불교 및 유교유적과 도요지 등을 다룬 '문화유적'을 실었다.

제1권 '환경과 삶'에서는 특히 인문환경 분야에서 기존 '삼국사기'와 '세종실록지리지' '신증동국여지승람' '택리지' 등에 실려있는 한강유역에 대한 각종 자료들을 토대로 시장의 형성과 발달, 집성촌, 촌락의 형성 등을 고증·고찰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모은다. 또 하천유역의 물산 집산지인 나루터의 연혁과 현황을 정리해 낸 것도 향후 한강유역권을 연구하는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제2권 '문화유적(1)'은 한강유역에 광범위하게 분포된 고고유적과 관방유적을 총 정리하고 있다. 고고유적의 경우 구석기시대로부터 조선시대까지 총 172개소를 살펴보고 있는데, 특히 기존에 조사됐던 지석묘를 포함해 한강유역에 분포된 총 194기의 지석묘를 확인·조사했다는 점에서 향후 이들을 보존·관리하는데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관방유적은 서울시와 구리시 사이의 고구려 성곽 21개소를 포함해 총 84개소를 조사했는데, 조선이 수도를 한양으로 정도한 이후에 쌓은 것으로 보이는 조선시대 초 축성 14개소를 확인해 정리한 것이 큰 수확으로 꼽힌다.

제3권 '문화유적(2)'에서는 종교유적과 도요지를 정리했다. 불교유적으로는 총 56개소가 조사됐는데, 기존에 지표조사 보고서에서 거의 다루지 않았던 불화(佛畵)'에 대해 상세한 조사를 펼쳐 이를 정리해낸 것이 주목할만 하다. 도요지는 광주지역의 조선 백자 도요지 238개소를 비롯해 250개를 확인했고, 유교유적은 능원·향교·선현묘역·정려·금석문 등 총 336개소를 조사해 정리했다.

박물관측은 이번 조사보고서가 짧은 시간에 진행됐다는 점을 감안해 앞으로 권역별로 보다 상세한 조사가 마련돼야 한다고 밝히는 한편, 하나하나의 유적지에 대한 보존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의:(031)288-5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