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는 것은 더이상 엄마들의 몫이 아니다. 여성들의 사회참여가 확대되고, 아직은 초보단계라 하지만 법적으로 육아휴직이 보장되면서 '아빠'들의 아이 키우기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이런 사회적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아빠들의 육아문제나 아빠와 어린이의 이야기를 다룬 책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도서출판 이프에서 최근 발간한 '아빠 뭐해?'(권복기 외 지음)는 엄마 이상의 노력으로 육아를 몸소 실천한 열여섯 아빠들의 좌충우돌 육아체험록. 주변의 반대와 비웃음을 무릅쓰고 다니던 직장에 육아휴직을 낸 아빠, 돈벌이는 아내에게 맡기고 아예 쌍둥이를 도맡아 키우는 아빠, 생활만화가로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하루 24시간을 아이와 지내는 아빠, 처제부부와 장모를 모시고 공동육아를 하며 육아일기를 써가는 아빠…. 처음부터 아이 키우기를 자처한 열혈 아빠들의 고군분투도 감동적이지만 도리없던 '마초' 기질을 극복하려는 중고 아빠들의 처절한 노력, 초보 아빠들의 암중모색이 보태지면서 예비 아빠나 마초 아빠들에게 '아빠 노릇'의 전범을 제시한 생생한 교과서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다. 367쪽. 9천원.

계림에서 발간된 '아빠를 닮고 싶은 날'(이붕 지음)은 열한살 소녀 푸름이의 이야기를 통해 아이가 아빠를 이해하고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창작동화. 평소 가난한 신발장수 아빠를 원망하던 푸름이가 엎친데 덮친 격으로 아빠의 잘못된 빚보증으로 옥탑방으로 온가족이 쫓겨간 상황에서 새로운 눈으로 아빠를 이해하고 바라보게 된다는 이야기다. 특히 푸름이가 훔쳐본 아빠의 어린시절 이야기가 감동을 더한다. 181쪽. 6천800원.

명예의전당이 햇살북 시리즈의 하나로 출간한 작가 이승우씨의 '아빠는 내 친구'는 커가면서 점점 바빠지는 아이와 집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은 작가 아빠 사이의 묘한 관계를 아이의 시각에서 풀어쓴 이야기. 아빠를 위해 일부러 시간을 내려 애쓰는 아이의 모습에서 우리 교육의 현실이 조금은 가슴을 아프게 한다. '이제 아빠가 나와 놀아주는 것이 아니라 내가 아빠와 놀아주어야 한다'는 아이의 생각이 따뜻하다. 87쪽. 7천500원.

한울림이 발간한 '얘들아, 아빠랑 놀자'(서진석 지음)는 아이들과 놀고 싶어하는 아빠를 위해 '노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 퇴근후 집에서 잠깐 놀아줄 수 있는 놀이에서부터 주말을 아이들과 함께 보낼 수 있는 방법까지 수십가지 다양한 놀이들을 재미있게 자세히 안내하고 있다. 인형업고 달리기, 김밥놀이, 배불뚝이놀이 등 신나는 놀이들이 많다. 256쪽. 8천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