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을 맞아 경기지역 문인들의 책 출간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겨울에 읽기 좋은 시집이 많이 나와 눈길을 모은다. 최근 나온 지역 문인들의 책을 모아봤다.

먼저 92년 경인일보 신춘문예 당선자인 임동윤 시인이 '나무 아래서'를 내놓았다. 도서출판 다층의 '따뜻한 시' 시리즈 53권으로 발간됐으며 시인의 세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따뜻하면서도 예리하고, 삶의 고통에 신음하면서도 고난을 통해 다른 것을 이루려는 의지를 보여준다. '부지런한 바람은 앞뒤에서 분다그늘 깊이 떨어진 나는 강으로 가고그 흐름의 속도와 깊이에 따라키를 늘이거나 낮은 포복을 해야만 한다무게와 빛깔이 깊어질 때까지'('내 안에 길이 있다' 중). 시집은 1부 '몸의 잔고를 바닥내다', 2부 '따뜻한 연대', 3부 '먼지의 세월', 4부 '바람을 밟다' 등 4부로 구성돼 있다. 117쪽, 5천원.

언론인으로서 꾸준한 시작활동을 겸하고 있는 임병호(55·경기일보 논설위원) 시인은 '겨울 환상곡'(가린나무)을 내놓았다. 지난 75년 첫 시집 '환생'을 낸 이래 11번째 시집. 시를 '언어의 눈물'로 생각하는 작가가 삶에서 느끼는 단상을 조탁된 시어로 알알이 꿰었다. 방화수류정, 제부도, 조원동 등 낯익은 장소명이 정감을 더한다. 제1부 '가을 속으로', 제2부 '단풍비 맞으러 가자', 제3부 '철새', 제4부 '물안개', 제5부 '그리운 이유' 그리고 제6부 '겨울환상곡' 등으로 분류했다. 153쪽, 8천원.

여성시인 신양란(41·파주여중 국어교사)씨는 장편 서사시조집 '꽃샘바람 부는 지옥'(알토란)을 내놨다. 시조라는 다소 제약적인 시문학 분야로 6·25를 전후해 펼쳐지는 현대사의 비극을 담은 역작이다. 모두 83편으로 구성된 하나의 스토리 속에서 역사에 유린된 한 가족사를 서사시적 구성으로 그려냈다. 발문을 쓴 권갑하 시인은 “삶 속에 내재된 운명론적인 비극의 극대화를 통해 마침내 그 극복에 이르는 소중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확보해주는 작품”이라고 평하고 있다. 109쪽, 6천원.

박광순(안산소방서장) 시인은 꽃을 테마로 한 시집 '꽃의 찬가'(가린나무)를 냈다. 월간 '문학세계'에 1년 동안 연재했던 시들을 묶었다. 서시 '꽃의 찬가'로 시작해 족두리풀꽃, 애기똥풀, 짚신나물, 도둑놈의 지팡이 꽃, 마타리, 으아리, 구슬봉이 등 이름도 낯선 야생화와 살구꽃, 목련, 봉선화, 백일홍 등 흔히 볼 수 있는 꽃을 주제로 하고 있다. 161쪽, 6천원.

이밖에 안양 김대규(안양대 겸임교수) 시인은 사랑에 대한 아포리즘을 모은 베스트셀러 '사랑의 팡세' 완결판(행복한 마음)을 출간했으며 성남여성문학회 회원 유수미씨는 '길 위에서 길을 만나다'(글나무)라는 수필집을 출간했다. 또 한국문인협회 수원시지부(지부장·김현탁)는 회원들의 시와 단편소설, 수필, 동화, '수원문학' 11집을 최근 발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