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1년 출간 이후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던 '김수영 전집(시·산문)'이 22년 만에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됐다.

한국 현대 시사에 커다란 문학적 족적을 남긴 김수영의 시와 사유의 세계를 독자들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간행된 김수영 전집은 당시 출간을 계기로 '김수영 문학상'이 제정됐고 한국 현대시사의 기념비로 자리잡았다.

왕성한 집필활동을 하던 1967년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김수영은 연극에 전념하다 1945년 '시 '묘정(廟廷)의 노래'를 발표하면서 문학으로 전향했다.

이후 김경린과 함께 '새로운 도시와 시민들의 합창', 개인시집 '달나라의 장난' 등을 간행하는 한편 1960년 4·19 혁명이 일어나자 사망할 때까지 현실과 정치를 직시하고 적극적인 태도로 다룬 시와 시론, 시평 등을 잡지, 신문 등에 발표하는 왕성한 집필활동을 폈다.

이번 개정판은 초판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충하고 일부 오류를 바로잡아 출간됐으며 일반 독자들도 누구나 쉽게 김수영의 시와 사유의 세계를 접할 수 있도록 쉽게 풀어냈다.

바로 한자를 한글로 바꾸면서 병기했고 일본식 한자를 우리식 한자어로 고쳐 썼다. 그리고 외래어와 일본어를 적절히 고치면서 주석을 달아 오늘의 독자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번 개정판에서는 시인의 미공개 시(詩)인 '아침의 유혹(誘惑)'을 발굴, 게재했다. 이 시는 해방직후 한국전쟁 전에 쓰인 것으로 젊음의 시인인 김수영의 정열과 한국 현대시의 모더니즘의 특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서울역의 화환' 'UN 위원단' 등의 시어를 통해 해방 직후 한국 현대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제1권 시집에는 '아침의 유혹'을 비롯해 176편의 시를 수록했으며 제2권 산문집에는 초판 출간 이후 발굴된 17편의 작품들도 수록했다.

한편 민음사는 시인의 육필 원고를 사진 촬영하여 연구자나 전문 독자들을 위한 '사진판 김수영 시집'을 내년 초에 발간할 예정이다. 민음사 刊. 시집 396쪽, 1만5천원. 산문집 640쪽, 2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