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장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태엽감는 새' 이후 7년만에 내놓은 대장편소설 '해변의 카프카(상·하, 김춘미 옮김, 문학사상사 刊)'가 번역, 출간됐다.

지난해 9월 일본에서 발간된 후 100만부 판매를 돌파하는 등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이 작품은 '열 다섯살의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과 '고양이와 대화를 나누는 노인' 등을 양대축으로 하여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익명의 사람들과 익명의 고양이가 얽혀 살아가는 도쿄시의 나카노구 노가타. 이 동네에 큰 키와 단단한 근육, 차가운 눈동자를 가진 세상에서 가장 터프한 소년이 살고 있다.

오이디푸스의 비극을 예언한 아버지의 저주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탈출해야만 하는 소년은 열다섯살 생일날 자신에게 '카프카'라는 이름을 부여하고 자신을 버리고 집을 나간 어머니와 누나를 뒤쫓아 낯선 곳을 향해 떠난다.

잡지에서 한번 본 적이 있을 뿐인 고무라 도서관을 찾아간 그는 어느날 밤 까닭모를 충격으로 의식을 잃은 후 어느 신사의 경내에서 피투성이가 된 채 깨어난다. 같은날 밤 아버지가 살해됐다는 신문기사를 본 카프카는 아버지의 저주를 떠올리며 불안과 공포에 시달린다.

한편 유년시절 기묘한 사고이후 기억을 잃은 대신 고양이와 대화할 수 있게된 나카타 상은 길쭉한 모자를 쓰고 장화를 신은 채 위스키를 마셔대는 고양이 킬러 '조니 워커'와 만나게 된다. 영혼의 피리를 만들기위해 고양이를 죽이는 이 잔인한 사나이와의 비극적 만남 이후 나카타 상은 무언가에 이끌리듯 서쪽으로 향한다. 상 456쪽. 하 464쪽. 각권 9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