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주로 밤에 잠들기 전 저희 애들에게 읽어준 책 입니다. 처음에는 멋 모르고 읽었는데 어느새 젖어드는 감동은, 저도 모르게 눈물범벅에 목까지 메이게 만든 그런 책이지요.

옆에 있던 제 남편도 눈물이 그렁그렁해 보였고, '얼레 꼴레리, 엄마 보래요!' 하면서 놀려대던 애들 역시, 쉴새없이 눈물을 닦던 그런 촉촉함이 어린 아름다운 동화랍니다.

벙어리인 할아버지와 집을 나간 엄마, 매일 술만 먹는 아빠 그리고 가정 형편이 어려워 남의 집 양녀로 갈 수밖에 없었던 영미, 그의 오빠 큰돌이… 누가 봐도 힘겹고 어려운 생활을 꿋꿋하게 헤쳐 나가는 가족들의 모습이 참으로 아름다웠습니다.

팥쥐엄마로 불리는 새 엄마가 들어오면서 집안이 밝아지는 내용도 인상적이었구요. 특히 팥쥐 엄마가 영미 운동회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뛰다, 결국 쓰러지는 장면은 지금도 제 가슴에 꽂혀 있습니다.

사실 저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이 땅의 새 엄마들에 대해 별로 호의적이랄 것 까지는 없었는데, 이 책을 읽고 반성을 하였습니다.

더구나 교회에 다니면서, 밖에서는 봉사활동을 한다는 사람이, 집에 돌아와선 가끔 너그러운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때가 있어 특히 아이들한테 많이 미안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런 내가 과연 엄마로서의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에서 말입니다.
그런데 제 곁에는 늘 언제 봐도 좋은 얼굴, 넉넉한 웃음을 한 채 한결같은 모습으로, 가까이에 있는 가족한테는 물론이고 그 분이 몸 담고 있는 학교와 교회에서도 변함없는 사랑을 실천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이 책을 읽으며 수채화처럼 아련하게, 그 분의 맑은 영혼이 떠올랐습니다. 그래서 남동초교 최정자 선생님께 이 책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김용임<책 대한서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