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어도둑=작가 이청준이 흙으로 빚은 동화.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쓴 소설. 작가는 이 책에서 묵은 세월의 두께를 걷어내고 지난 시절의 추억을 오롯이 되살려 놓았다. 표제작 '숭어도둑'을 비롯해 '이야기 서리꾼' '봄꽃 마중' '일기장 속의 그날'이라는 네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개펄로 일 가신 홀어머니를 기다리는 윤배, 시집간 누나의 땀냄새 나는 등짝을 그리워하는 준영 등 모든 작품에는 공통적으로 작가 자신의 체험에서 비롯된 기다림과 그리움의 정서가 깔려 있다. 디새집 刊. 208쪽. 8천800원.
 
▲사슴이 사는 섬=박경태 글, 김민선 그림. 이 책은 뭍을 향해 바다를 건너는 꽃사슴을 통해, 더불어 사는 아름다운 세상을 꿈꾸는 어린 아이의 순수함을 담은 표제작 '사슴이 사는 섬'을 비롯해 가족간의 사랑과 믿음을 그린 '파랑대문',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통해 세대 간 이해의 폭을 좁히려는 '아기가 된 할머니', 그리고 구슬을 잃어버린 친구를 위해 애쓰는 마음이 예쁘게 그려진 '행운을 주는 구슬' 등이 실려 있다. 여명미디어 刊. 104쪽. 6천500원.
 
▲난 개밥 반장 아니다=임경수·전주인·임채현·박산영·전호영·이충용·김은철 글, 그림, 김용택 엮음.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가 지지난 한해 담임을 맡았던 덕치초 2학년 일곱명 어린이들의 일기모음집. 초등학교 2학년답게 자신의 생각을 꼭 말을 내뱉듯 거침없고 자유롭게 써 내려간 글들을 일곱명 아이들의 개성이 드러나도록 구성한 책이다. 이책에 실린 글들은 잘 쓴 글은 아니지만, 읽어보면 그 아이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그려볼 수 있을만큼 제 목소리가 살아있다. 푸른숲 刊. 148쪽. 7천원.
 
▲넉 점 반=윤석중 시·이영경 그림. 최근 타계한 아동문학가 윤석중 선생의 숨결을 느껴볼 수 있는 동시집. 1940년 작품으로 우리의 토속정서가 마디마디에서 배어나오는 시어들이 천진하기 그지없다. '넉 점 반'이란 4시반이란 뜻. 시계가 귀했던 시절, 몇시나 됐는지 물어보고 오라는 엄마의 말에 담뱃가게 할아버지를 찾아가는 어린 여자아이가 주인공. 깡똥한 통치마 저고리에 까만 고무신을 신은 아이는 돌아오는 길에 그만 한눈을 팔고만다. 창비 刊. 36쪽. 8천원.
 
▲곰의 신부=가브릴레 디츠 엮음, 조화영 옮김, 김혜영 그림. 옛 이야기에 나오는 슬기롭고 용감한 딸들의 이야기를 묶은 동화. 세계 여러나라에서 모은 이야기 네편에는 위험이 닥쳐도 침착한 처신으로 위기를 모면하고 못살게 구는 적들을 때로는 지혜로, 때로는 용감무쌍한 행동으로 물리치는 딸들이 주인공으로 나온다. 이들은 모두 평범하지 않은 모험을 하면서 세상에 대해 더 잘 알게 되고, 스스로 성장하게 된다. 여우오줌 刊. 104쪽. 8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