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이의 사춘기=기영순 지음. 의정부 신동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인 지은이는 동시화집 '훈이의 사춘기'에서 구김없는 아이들의 모습을 통해 발견해 낸 동심을, 아주 쉬운 언어로 표현한 맑은 시들을 보여준다. 단순한 서술이나 안일한 발상 그리고 억지로 만들어낸 상상의 동시가 아닌 동심과 시라는 이원적 조화를 통해서 저자는 아이들의 세계를 잘 표현해내고 있다. 문학과경계사 刊. 104쪽. 7천500원.
▲길 비켜라 고구려가 나가신다=김남석 글, 장선환 그림. 이 책은 '천하의 주인'으로 자부하던 동북아시아의 대제국 고구려가 어떻게 건설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광개토대왕이 동북아시아 대제국을 꿈꾸며 생애의 첫 전쟁부터 어떻게 치밀하게 계획하고 준비했는지를 밝히고 있다. 북방민족들과 전쟁을 치르기 전 먼저 백제와 신라를 복속해 후방을 안정시킨 점, 중원의 대제국 후연과의 한판 싸움을 위해 거란, 숙신 등을 정복해 주변을 먼저 정리한 점 등 광개토대왕이 대륙의 주인으로 나서기까지의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해와나무 刊. 8천500원. 160쪽.
▲미안해 미안해=임정진 글, 유기훈 그림. 다섯편의 동화로 이뤄진 이 책은 옛 혼례 풍속을 배경으로 한 해학적인 이별 이야기 '누나 시집가지 마'에서부터 작가 특유의 발랄한 전개와 슬픈 결말이 묘한 대조를 이루는 '나디아를 만나거든 연락주세요'에 이르기까지, 서로 다른 무늬와 향기를 갖고 있다. 단편 하나하나마다의 '이별 이야기'를 통해 작가는 '누구나 헤어지며 사는 것', 그래서 '서로 그리워하고 사랑하며 사는 것'이라고 어린 독자들에게 이야기 한다. 푸른숲 刊. 144쪽. 7천500원.
▲까오 탕 아저씨 힘내세요=윤수천 글, 이윤희 그림. 순수한 인간성을 고양하는 여덟편의 아름답고 감동적인 이야기가 수록된 창작 동화집. 이번 창작집의 가장 큰 특징은 '소외된 것들에 대한 사랑'. 표제작인 '까오탕 아저씨, 힘내세요'는 동화로서는 드물게 외국인 노동자의 인권문제를 다룬다. 그리고 정신지체아를 돌보는 할머지, 자폐증을 앓고 있는 아이 등…. 이 동화집은 누구든, 무엇이든 의미를 지닌 가치있는 존재라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일깨워준다. 해토 刊. 124쪽. 7천500원.
▲한길에서 삼년을 뒹근 나무꾼=최하림 글, 이수진 그림. 세편의 이야기로 구성돼 있는 구수한 옛날 이야기. 표제작 '한길에서~'의 나무꾼인 주인공은 어느날 벼슬아치에게 길을 비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논두렁에 처박히게 되자 벼슬을 하기로 결심한다. 그를 골리기 위해 '한양으로 올라가 한길에서 삼년만 뒹굴면 벼슬을 한다'는 이야기를 곧이곧대로 믿은 주인공은 한양으로 올라가 그대로 하고 결국 임금님의 귀에 들어가 벼슬을 얻는다. 하지만 이내 나무꾼은 법도를 지켜야만 하는 벼슬아치 생활이 싫어 그만 산속으로 줄행랑을 친다는 이야기다. 가교출판 刊. 84쪽. 8천원.
▲기찻길 옆동네(1, 2권)=김남중 글, 류충렬 그림. 두권으로 나눠진 이 작품은 장소는 다르지만 기찻길 주변 마을이라는 공통된 배경으로 전개된다. 1권은 1970년대 이리의 작은 마을 현내가 배경이며, 2권은 70년대 후반과 80년대 초반 광주가 배경이다. 1977년 이리시 전체를 폐허로 만들었던 이리역 폭발사건, 수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가고 타 버린 가슴으로 반평생을 살아가게 만든 광주민중항쟁을 배경으로 그 시대를 꿋꿋하게 살아냈던 그들의 삶을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창비 刊. 각권 220쪽 내외. 각권 7천원.
[새로나온 어린이책] '훈이의 사춘기' 외
입력 2004-05-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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