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강화에서 20여 년째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는 한 고등학교 교사가 자연과 농촌, 사랑, 가르치기 등의 주제가 있는 시집을 만들어 졸업반 학생들에게 전달해 화제다.

강화 삼량고등학교 이경란(46·필명·이운정) 교사는 지난 2월 '오늘 뻐꾸기가 울었어'라는 135쪽 분량의 시집을 냈다.

“뻐꾸기가 울면 그 날은 비가 오지 않는대요. 어른들이 살면서 체득한 삶의 지혜죠. 이렇듯 어른들의 연륜과 경험은 결코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을 아이들도 알아줬으면 했습니다.” 이 교사는 지난 2월 졸업한 삼량중·고교 3학년 학생 120여 명에게 자신의 시집을 졸업 선물로 나눠줬다.

이경란 교사가 20년간 교직에 종사한 강화 섬은 그녀의 시적 모티브가 되었다. 그녀의 시에는 외포리, 전등사, 죽림다원, 차향을 따라, 전등사에 올라, 동검도 등이 등장, 강화의 화폭을 시로 승화시키고 있다.

1부 탈출, 2부 안개마을, 3부 일방통행, 4부 달빛울음으로 구성된 '오늘 뻐꾸기가…'는 서정과 자연, 농촌, 삶, 사랑, 가르치기, 버리기 등에 관한 탐색을 보여준다.

강희근 경상대 국문학과 교수는 “이경란 시인은 시집에서 우리의 삶을 지향, 존재, 현실로 잘게 나누어 바라봤다”며 “지향은 버리기로, 존재는 그리움의 관계로, 현실은 농촌의 변화되는 조건들로 표현하고 있다”고 평했다.

들과 바다, 꽃과 갈매기와 더불어 생활한 아이들과의 추억을 시로 노래한 이 교사는 “들꽃처럼 웃고 들새처럼 노래하는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시구로 잠시나마 삶의 여유를 주고 싶어 시집을 선물했다”며 “더 많은 사람들과 작품을 나누고 싶어 최근엔 인터넷 블로그(http:blog.naver.comrani60.do)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파주시에서 태어나 고양여중과 파주여중고를 졸업하고 인하대학교와 동 교육대학원을 나온 시인은 2000년 월간 '문예사조'에서 수필부문 신인상을 받았고 임노순 시인의 추천으로 계간 '자유문학'에서 추천 완료했다. 현재 '인천문예 창작대회'에서 시 창작 공부를 하면서 한국문학작가연합, 인천문학연구회, 자유문학회, 스토리 문학관에서 이운정이라는 필명으로 글을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