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두순 시인이 처녀 시집 '숯 굽는 마을'을 최근 펴냈다.
격월간 문예지 '정신과 표현'으로 문단에 데뷔 후 '시원' 문학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배 시인은 첫 시집에서 세상을 함께 이웃하며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관심과 성찰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맹인이나 노숙자, 과일 노점상, 미화원, 세탁소 부부 등 배 시인은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애정을 표현한다.
또한 배 시인은 성찰의 넓이와 깊이를 사람을 통해서만 보여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사찰의 단청이라든가 남방 여행길에서 본 그림, 또는 숯 굽는 마을이나 고로쇠나무 등 우주 자연과의 은밀한 내통에서도 보여주고 있다.
“알몸 되어 불 연못 속으로 뛰어드는/ 푸른 진통을 끝으로 세상이 단절되고/두꺼운 업들이 발려지고/ 끝내 서로를 감싸 안는 검고 황홀한 길/ 한 목생(木生)”〈'숯 굽는 마을' 중〉
시인은 나무가 숯으로 변하는 과정을 단순히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삶도 그래야 하는 것처럼 선체험하는 모습을 그려내며 만물의 상호 의존 원리를 깊이 성찰하고 있다.
허형만(목포대 교수) 시인은 해설에서 “배두순 시인이 첫 시집에서 보여주고 있는 서정성은 우리 문단에서 앞으로 기대해도 좋을 시인임을 확인시켜주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극찬했다. 136쪽. 혜화당 刊. 7천원
소외받는 이웃들 힘겨운 삶·애환 그려
입력 2006-06-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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