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는 6·25때 병원선을 파견하여 의료 지원을 하였다. 메디컬센터를 지어 한국에 기증하기도 하였다. 스웨덴은 1953년 유엔이 추천한 중립국감시단의 일원으로 우리나라의 평화를 지켜 주었다. 별다른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아름다운 인연을 간직한 나라들이다.
스웨덴에는 스톡홀름을 중심으로 한국교포가 1천명 정도 산다. 노르웨이에는 300명 정도이다. 회사 주재원 등 일시적 근무자를 포함한 숫자이다. 그들 대부분은 60~70년대에 떠난 사람들이다. 스웨덴, 노르웨이 정부는 이제 이민을 받지 않는다. 다른 유럽 국가나 비슷하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생기고 있다. 한국인이 계속 늘고 있는 것이다.
입양아들 때문이다. 스웨덴에는 9천여명의 입양아가 있다. 노르웨이에도 5천명이나 된다. 자기를 키워준 제2의 모국에서 자랑스럽게 터 잡고 산다. 한국말을 곧잘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한인회 모임에도 참석한다. 우리는 또다시 그들에게 빚을 지고 있지 않은가.
선진국이 대부분 다 그렇지만 북유럽은 노인 천국이고, 어린이·장애인 천국이다. 한마디로 인간 천국이다. 덴마크는 1933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실업자·환자·노인·장애인에 대한 사회보장을 법제화하였다. 복지정책은 모든 정책에 우선한다. 모든 환자, 어린이, 노인, 실업자, 장애인에게 정부의 도움을 받을 권리를 인정하고 있다. 정부예산의 70%가 사회보장비용으로 쓰인다.
덴마크의 경우 사회복지비 44%, 교육비 14%, 의료비 11%이다.
양로원이나 노인전문병원 시설은 최고급이다. 노인 특유의 냄새나 소독약 냄새가 나지 않는다. 우리나라는 0.3%의 노인만이 복지시설의 보호를 받는다. 선진국의 경우 평균 5%의 노인이 시설을 이용한다.
건강관리제도도 완벽하다. 기본적(primary) 치료는 보건소에서 담당한다. 치매, 중풍 등 전문적(specialized) 치료는 대학병원에서 담당한다. 장기(long-term) 치료는 중앙정부가 책임을 진다. 가정이나 커뮤니티의 책임도 커지고 있다. 재가치료를 위해서는 의사, 간호사, 행정요원이 한 팀으로 움직인다.
대통령선거 홍보물을 보면 예외없이 어린이들과 함께 웃는 후보의 모습을 보여준다. “내가 대통령이 되면 바로 이런 나라를 만들겠습니다”라는 다짐인 셈이다. 지도자가 지향해야 할 최고의 목표는 국민의 복지이다. 그러나 당선이 되고 나면 복지는 뒷전이다. 생색도 안 나고 힘만 든다. 공무원들도 복지관련 부서 근무를 기피한다.
복지를 향한 첫걸음은 복지예산의 확보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복지 없는 개발은 맹목'이다.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담뱃값 인상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하려는 복지부의 구상은 절묘하다. 다만 돈이 제대로 관리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민건강보험기금 관리하듯 하면 안된다.
둘째는 복지 엘리트의 양성이다. 모든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복지부서가 기피 1호가 되어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다. 열정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대통령과 조직의 최고책임자가 관심을 갖고, 예산이 늘어나면 사람이 모일 것이다.
셋째, 지방자치단체 및 민간과의 역할분담이 중요하다. 정책 입안시 지방과 민간이 병렬적으로 참여하여야 한다. 종속적, 형식적인 참여는 의미가 없다. 집행업무는 확실하게 지방과 민간에 넘겨야 한다. 연금·기금도 분권적 운영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칠레식 민영화도 열린 마음으로 검토하여야 한다. ‘내몫’만 찾다보면 필패(必敗)로 간다.
정치고 행정이고 이제는 국민 곁으로 다가가야 한다. 여야간의 정쟁이나 하고, 경쟁자의 뒤나 캐는 정치는 신물이 난다. 대규모 개발사업 위주의 행정도 신중해야 한다. 시화호, 새만금 사업은 그 경종이다. 언제까지 우리의 아이들을 만리 이국으로 흘려보낼 것인가. 정부의 참신한 복지 드라이브를 기대한다./이철규(경기개발연구원장)
이제는 복지다
입력 2003-07-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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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7-2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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