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력있는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는 국민 각자의 고유성에 바탕을 둔 창의력 개발이 용이한 환경을 조성해 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인간의 개발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국가기반을 평가하는 기관들이 있다.
 
창의적인 사람이 생활하기 좋은 여러가지 환경 면에서 한국은 세계 28위인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의 인간개발지수(HDI) 순위는 28위로 지난해 30위보다 약간 나아졌다. 인간개발지수는 각국의 평균수명과 건강수준, 1인당 국민소득 및 1인당 실질구매기준(PPP) 국민소득, 교육수준과 성인문맹률 등 사회·경제적 주요 지표들을 평가해 측정한다. 또 GDP수준만이 아니라 물가수준을 감안한 실질구매기준 소득, 그리고 건강, 교육, 양성평등 등의 여러 사항을 평가하기 때문에 각국 사람들이 얼마나 인간답게 사는지 보여주는 지표가 된다. 이번 지수는 2002년 각국의 통계수치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사람이 생활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을 갖춘 HDI 1위 국가는 노르웨이로 나타났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9위), 홍콩(23위), 싱가포르(25위) 순이었다. 주요국가의 순위를 보면 스웨덴 2위, 오스트레일리아 3위, 캐나다 4위, 네덜란드 5위, 미국은 8위를 차지했다.
 
성별 평등을 따지는 여성능력증진(GDI)척도에서 한국은 29위를 차지했으며 여성의 정치적 경제적 참여지수를 나타내는 여성권한 척도(GEM)면에서는 68위로 뒤처져 있었다.
 
전체적으로 볼 때 세계 12위의 생산능력을 가진 나라로서 국민 개개인의 지식, 문화, 감성 등의 역량을 적극 개발시키는데는 여러모로 부족한 형편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우리 학교나 기업현장에서는 젊은이들의 이공계 기피현상이 깊어지고 있다는 걱정이 높다. 사실 최근 기업현장에서 이공계 출신이 크게 부각되고 있는데도 좀처럼 이런 현상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조사에 의하면 상장사 대표이사중 창업주와 일가족의 비중은 줄고 엔지니어 출신 등의 전문경영인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상장회사협의회가 상장사 대표이사 600여명을 분석·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창업주나 그 일가족이 대표를 맡고 있는 경우는 38.3%로 지난해(38.5%)보다 0.2%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기술·엔지니어와 재무부문 출신은 13.6%와 13.0%로 1년전보다 각각 1.2%포인트, 1.1%포인트씩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대표이사의 평균 나이는 55.5세로 한 해 전보다 0.2세 젊어졌다. 이는 좀더 실질적인 성장의 기회를 본다면 과학기술인력이 훨씬 유리하다는 반증이다. 정부는 이런 점에서 젊은이들의 인간자본에 바탕을 둔 기업가적 도전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최근 반가운 소식의 하나로서 정부는 연구개발서비스업의 창업과 분사를 활성화 하기 위해 내년부터 창업후 4년간 법인세와 소득세를 50% 감면하기로 했다. 연구개발서비스업에는 독립 연구개발법인, 연구개발장비 임대업, 창업보육업 등이 있다.
 
정부는 위축된 투자심리로 전문적인 연구개발서비스업의 창업 기반이 크게 취약해졌다고 보고 정부출연연구소 등으로부터 연구개발서비스 기능을 분리·독립시켜 연구개발서비스업으로 전환하도록 적극 유도키로 했다. 또 연구개발 서비스업 창업후 4년간 법인세와 소득세 등을 50% 감면하고, 매년 고용증가비율에 맞춰 추가 감면을 실시하기로 했다.
 
차제에 이러한 정부의 정책은 지방자치단체로 까지 확산되어서 추진될 필요가 있다.
 
지역경제의 활성화나 젊은이들의 지방 기피현상을 위해서라도 지방자치 단체들은 주민들의 생활환경을 역동적이고 탐구적인 여건으로 만들어 연구개발 전문인력이나, 창업에 도전하는 다양한 젊은이들을 길러낼 때이다. /엄길청(경기대 교수/경제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