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국제도시의 이미지는 무엇인가. 과연 송도가 완성된 후 그 모습은 무엇인가. 뉴욕인가. 요코하마인가. 암스테르담인가. 송도의 아파트 입주가 시작된 이래 큰 뉴스들이 발표되고 있다. 연세대의 이전과 151층의 신축계획이 그것이다. 인천대교 건설현장의 박동이 빨라지고, 포스코 건설의 신축 소리 또한 숨 가쁘다. 지방의 부동산 대란설에 이은 건설사 위기론이 떠돌지만 송도는 더 값이 오를 것이라는 집값 양극화의 진원지이기도 하다. 그래서 송도는 빠지지 않는 대폿집의 저녁 이야깃거리다. 입주를 한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분양을 받은 사람을 축하하는 시선 또한 예사롭지 않다.

그렇다면 부러움과 질시의 대상이 된 송도의 매력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인가. 경제자유구역인가. 아니면 제2의 강남을 꿈꾸는 기대심리인가. 그러나 송도가 지닌 힘의 바탕은 그 위치와 주변여건일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과 인천항이야말로 든든한 버팀목이다. 가장 큰 매력은 역시 토지공급과 주변여건에 있다. 연세대가 일부 이전결정을 한 이유도, 인하대가 캠퍼스 분산배치를 적극 검토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대학이 입지하는 경우 연구와 특허개발에 필요한 고급 인재들을 공급하기에 적정한 위치다. 동시에 교육연구 역량과 기업의 제품개발을 결합시킬 수 있는 최적의 위치다. 주변에 남동공단이 있어 생산과 연결되는 점도 매력적이다.

그러나 장밋빛 그림이 바로 성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외자유치를 위한 수많은 MOU가 있었지만 정작 실행단계까지 가시화된 것은 많지 않은 것이 그 예다. 5월 지방선거를 의식한 공약이 있다는 비판이 눈길을 끄는 대목이기도 하다. 초강세를 유지하는 아파트 가격 또한 국제화에는 어두운 그림자다. 토지가격도 만만치 않은 가격대다. 주변의 평당 토지가격이 300만원대인데 50평짜리 '조개딱지'가 3억5천만원대에 거래되는 현실은 송도의 경쟁력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적신호다. 기득권자에게 토지가격의 상승은 이익이지만 정작 본격적으로 들어와야 할 외국기업이나 외국인에게는 장애요소다. 국제도시에 대한 이해부족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송도의 상징인 외국병원이나 외국학교 설립에 거는 기대가 크지만 정작 이것을 이용하기 위해 얼마나 비싼 값을 치러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수백만원대의 입원비나 1년에 2천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내야 한다는 사실에 무감각하다.

국제도시의 경쟁력은 아파트의 높은 가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도시가 매력적인 힘을 지니기 위해서는 적정한 토지가격·세금·SOC·대학과 교육기관·연구소와 특허·임금수준 등이 종합적으로 갖춰져 있어야 한다. 과연 송도가 영국의 아일랜드, 중국 톈진(天津), 베트남 호치민시보다 무엇이 강한가. 새만금이나 상암동 보다 어느 점에서 우월한가. 아파트 성공을 자축하기에 앞서 냉철한 자기점검이 필요하다. 송도의 힘이 토지와 주변여건에 있다면 그것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것은 추가적 매립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중국과 싱가포르 등의 토지임대정책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뜻이다. 부동산의 가격상승에만 기댄 개발정책은 급격한 몰락을 가져 올 수 있다는 것을 IMF를 통해 경험을 하였기 때문이다.

송도가 가야할 길은 국제적 기업들의 유치와 세계적 R&D 기반의 조성에 있다. 그 토대가 바로 대학과 기업의 연구소라는 점에 이의가 없을 것이다. 땅값이 아니라 특허와 일자리가 창출되는 국제도시여야 한다는 뜻이다. 지금 미디어밸리라는 초기의 개념이 변질된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아파트와 주상복합으로 대변되는 현재의 모습이 송도의 미래가 아닌 것도 분명하다. 송도가 부동산 개발의 모델이 아니라면 국제도시의 지향 모델과 중심축을 분명히 해야 한다. 무엇이 경쟁력의 원천이고, 무엇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지. 거품일지도 모르는 부동산의 뒤틀림 현상을 보면서 묻는다. IMF의 경험은 쓰레기인가. 

/김 민 배(인하대 법대 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