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남에는 설렘이 있고, 만남 속에서 우리는 삶의 의미와 열정을 느끼게 된다. 새로운 만남은 우리에게 상상할 수 없는 놀라움을 주기도 하고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다시금 힘을 얻는 활력소가 되기도 한다.
올해 많은 만남 속에서 필자가 몸담고 있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지난 5월 나눔을 위한 공동체 '아름다운 가게'와의 만남을 시작하였다. 나눔과 만남의 의미가 다시 다가온 소중한 만남의 '장(場)'이었다.

아름다운 가게는 시민들로부터 헌 물건을 기증받아 손질하여 싼값에 되팔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금으로 소외되고 어려운 이웃들과 사회공익활동을 하는 단체를 지원하고 있다. 아름다운 희망 나누기를 실천하는 나눔과 만남의 '장'으로 우리 사회에 '나눔과 순환'의 메시지를 시민들의 생활속에 정착시키는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와 아름다운 가게의 만남은 '헌 물건에는 새 생명을, 이웃에겐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에 따라 다양한 물품을 기증하고 전국 7개지역에서 판매자원 봉사를 하고 그 수익금을 전달하면서 시작 되었다. 이 작은 나눔이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하고 삶의 활력을 주는 아름다운 만남이었다.

우리는 의미있는 또 다른 만남을 하고 있다. 매월 월급을 받을때 1천원 미만의 자투리를 모아 소아암 어린이와 만남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5만여명의 어린이가 소아암·백혈병으로 투병하고 있으며 매년 1천500여명의 소아암 어린이가 새롭게 발병하고 있다. 이들 어린이는 적기에 치료를 받으면 80% 이상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다.

아직도 소아암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이 경제적인 이유로 소중하고 귀중한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 병을 치료하기에는 적은 금액이지만 젊은 엄마·아빠와 그 아픔을 함께하여 아기의 투병의지와 삶의 의욕을 북돋아 준다.
'가난 구제는 나랏님도 못한다'는 말이 있다. 국가가 사회안전망을 구축한다 하더라도 틈새가 있기 마련이다. 이러한 틈새는 민간부문에서 보충되어야 한다. 국가와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구성원 모두의 균형있는 성장과 공존에 있다고 할 때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은 서로 간 진실한 소통이다.

많은 기업과 공공기관들이 지속가능 경영을 위해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고 시민들 역시 그렇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9일 발간한 '2005 사회복지 자원봉사 통계연보'에 따르면 지난해 1회 이상 봉사활동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는 34만5천64명으로 전년도인 2004년 23만1천467명에 비해 49.1%나 늘었다고 한다. 자원봉사자의 연평균 봉사시간은 21.45시간이며 봉사 횟수는 6.05회에 달한다.

사회복지의 주체는 국가이며 이의 경영 주체는 정부이다. 그러나 국가가 제도적 또는 재정적으로 개입하기 어려운 분야에서 민간과 기업의 복지 참여가 국가의 사회복지 노력을 보완하여 더불어 사는 사회공동체를 이룩할 수 있다. 이점에서 자원봉사자가 크게 늘고 있음은 시민의식의 성숙과 사회발전의 청신호로 보여진다.

보건복지부는 자원봉사 사업을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 위탁하여 자원봉사 인증관리사업, 사회복지 정보센터 운영 등을 통해 활발한 자원봉사활동 참여를 이끌어 내고 있다.
사회가 아름다워지려면 마음이 아름다워야 하고, 마음이 아름다워지려면 나눔이 필수요건이다. 나눔은 베푸는 것이 아니다. 개인과 사회의 공존과 발전을 위한 소통은 '나눔을 위한 만남' '만남을 위한 나눔'에서 찾아야 한다.

우리의 지난 5월 작은 나눔과 만남을 떠올리며 국민의 삶, 나라의 미래에 '나눔과 만남'이 뿌리내린 밝고 더불어 사는 이웃들의 모습을 그려본다.

/신 언 항(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