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경찰)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법과 질서를 수호하는 시민의 경찰로서 모든 시민이 안전하고 평안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경찰청이 시민들에 대한 무한 봉사를 다짐하며 몇해 전 만든 경찰 서비스 헌장은 이같이 시작된다.
지역의 범죄와 사고를 철저히 예방하고, 법을 어긴 행위는 엄정하게 처리하는 것은 물론 시민이 필요로 하면 어디든지 달려가 도와 주겠다는 뜻이다. 경찰 권한을 남용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담겨 있다.
이 고전(古典)과도 같은 경찰 서비스 헌장을 다시 꺼내는 것은 우리들이 1급 서라고 자랑하던 부평서와 동부서가 여론조사 결과 전국 231개 경찰서 중 시민 치안 만족도가 꼴찌라는 달갑지 않은 소식을 접했기 때문이다. 인천경찰청은 전국 14개 지방청중 최하위를 기록했고 산하 부평·동부·연수서 등 지역 3개서는 전국 최하위 10위권에 포함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인천 경찰은 청렴성과 형사 또는 조사 경찰의 공정성, 친절성 항목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만족도를 나타내 치안 서비스에 대한 대대적인 개선이 시급함을 보여줬다. 종합 만족도가 60점 이상으로 긍정적이라니 그나마 다행이다. 이번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경찰 내부에선 의견이 분분하다.
먼저 치안 서비스 여론 조사가 다른 조사와는 달리 상당수 주관적인 응답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친절도 지표로선 가능해도 이를 수치화해 점수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며 조사 내용을 평가 절하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가령 경찰에 대한 만족도가 남성보다는 여성이, 경찰 접촉 경험자 보다는 비 경험자가, 고학력자 보다는 저학력 일수록 만족도가 높다는 것이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이후 모 언론에 보도된 '광역시 치안 상태'를 묻는 여론조사에선 꼴찌 인천이 서울·부산·대구보다 치안 여건이 좋은 것으로 나왔다는 근거도 제시됐다. 특히 치안 서비스 꼴찌인 부평서는 관할 인구가 56만에 달하고 수도권 전철과 고속도로가 교차하는 요충지인데에다 대형공단, 상가, 유흥가가 밀집해 치안 수요가 포화 상태에 이르고 있으나 분서 등이 이뤄지지 않아 현재 민원 폭주 상태다.
인천 경찰의 1인당 담당 인구는 596명. 이는 전국 평균 527명, 서울 426명보다 훨씬 웃도는 등 지역 경찰의 인력 부족도 최하위 치안 서비스와 관련이 깊다는 얘기다. 하지만 많은 인천 시민들은 최근 경찰이 '시민과 함께'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시민속으로 다가서는 경찰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드러난 치안 만족도 결과를 잘못에 대한 과오라기 보다는 경찰개혁을 가속화 하라는 뜻으로 받아들일 것 같다. 아니 그렇게 하라는 의미가 아닐까. 시민들은 단순한 여론조사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뼈를 깎는 마음으로 시민들에게 친절하고 청렴한 인천경찰이 되자. 한사람의 피의자에게 욕설을 하거나 불친절을 저지르면 그 가족, 그 친구들이 우리 경찰 모두 불신을 초래할 수 있다. 내년 치안 만족도 1위 인천 경찰청이라는 제하의 신문 기사를 기대해 보자'.
중부서 영흥 파출소 정모경위의 다짐처럼 인천 경찰은 이번 계기를 통해 경찰 서비스 헌장을 되새기고 충실히 이행할 때 국제교역도시 위상에 맞는 선진 경찰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 같다.
민중의 지팡이를 자처하는 내일의 인천 경찰을 생각해 본다. /안영환(인천본사 사회·문체부 차장)
'꼴찌 경찰에 격려(?)를'
입력 2003-10-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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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1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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