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자문기구인 민주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이하 평통) 제12기 위원들의 활동이 오는 7월1일부터 시작된다.
국가의 안녕을 도모하고 안보정책 관련 자문기구인 평통의 위상은 그만큼 중요하며 전국 234개 지방자치단체별로 활동중인 자문위원들은 지역에서 신망과 덕망있는 인사들로 구성돼 추앙받아왔다.
평통이 그러나 이번 제12기 위원선출을 둘러싸고 위원 선발방식이 대폭 바뀌면서 자치단체장들과 적잖은 마찰을 빚으며 일부 자치단체는 내년도 예산지원을 중단하겠다는 강경입장까지 내비쳐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 4월 평통 사무처의 제도변경과 관련, '자치단체장의 자치권 침해소지가 크다'며 개선을 요구했으나 평통은 '시대적 변화요청에 따른 제도변경'이라며 당초 개정안대로 강행했다.
개정안의 핵심은 자문위원의 추천방식이 기존에는 정당과 중앙부처를 비롯해 지역별 대행기관장인 시장·군수·구청장에 추천권이 위임됐으나 이번에는 중앙부처와 자치단체장의 추천권을 축소하는 대신 지역별 추천위원회를 신설, 위원장에게 자문위원 추천권을 대폭 위임한 것이다.
또 추천인사도 50세 미만과 여성인사 비율을 현행 각 20%에서 여성 30%, 20~40대 45%, 50대 이상 25%로 각각 변경해 연령대별 제한과 함께 인터넷 자기추천제 등을 둔 게 특징이다.
참여정부를 표방하는 현정부의 의지가 적극 반영된 것이다.
문제는 자치단체장들이 지난 수십년동안 단체장이 행사해오던 위원추천권이 하루아침에 지역추천위원장에게 빼앗겼다는 자존심 때문에 갈등으로 불거졌다.
수원시의 경우 현 11기 위원중 12기에 연임된 위원은 단 7명 뿐으로 위원 대다수가 전면 교체됐으며 도내 대다수 시군이 같은 상황이다. 이중 도내 10여개 시군 단체장들은 예산지원 중단 움직임까지 보이는가하면 수원시장은 24명의 추천권 행사자체를 포기하는 등 불편을 심기를 그대로 드러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이번에 새로 선임된 지역추천위원들의 냉소적인 비판 또한 거세지고 있다.
지역위원들은 “단체장이 자신의 뜻과 맞지 않는다고 추천권 자체를 포기한 행위는 대통령 직속기구에 대해 무시하는 처사인데다 재정지원 중단 발언 등은 시민의 세금인 시예산을 마치 사고(私庫)처럼 생각하는 구시대적인 발상”이라며 반기를 든 자치단체장들을 쏘아붙였다.
평통은 순수한 정책자문기구로 거듭나야 하는데도 위원선정때부터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면 향후 2년동안 국정의 중요 안보현안 등을 다루는 중대사에 치명적인 흠이 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새로운 변화에는 늘 진통이 따르지만 예상되는 진통을 사전에 충분한 의견수렴을 거칠 경우 최소화 할 수도 있다. 평통은 그러나 시대적 변화요구라는 명분으로 지역별 공청회 절차없이 과감한 변화를 강행하면서 기득권 세력들의 반발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
자치단체장들의 필요이상 과잉 대처도 자제돼야 한다.
말 그대로 자치단체의 예산 집행권이 단체장에게 있지만 사적 감정을 내세운 주관적인 예산 집행 또한 화(禍)를 부르기 십상이다. 차치하고 위원들간 상생의 마음이 없다면 국가안위를 담당할 평통의 미래는 불투명해질 수밖에 없다. /김성규(사회부 차장)
민주평통 위원 추천 갈등
입력 2005-06-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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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6-29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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