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북부지역은 남북한의 군사적인 대립으로 인해 지역 곳곳에 군부대가 산재해 있고, 특히 다른 지역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미군기지의 대부분이 이 지역에 주둔하고 있다. 특히 의정부, 동두천, 파주에는 도시 주요지역에 미군부대가 입지하고 있어 도시의 균형적인 성장을 저해하는 주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시성장의 저해요인으로 인식되어온 미군기지가 숱한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평택으로 이전하기로 결정되어, 그동안 경기북부지역에서 많은 도시문제를 야기시키던 골치덩이에서 앞으로 지역발전의 새로운 축을 담당할 미래의 공간으로 부각될 전망이다. 미군기지 공여지는 이전부지의 활용계획을 어떻게 수립하느냐에 따라 경기북부 지역발전의 중요한 가늠쇠가 될 확률이 높기 때문에 미군기지 공여지 활용계획 수립 시 적어도 다음과 같은 몇 가지 기본철학이 자리매김하고 있어야 될 것으로 판단된다.

 첫째, 경기북부지역의 전체 지역공간구조의 틀을 고려한 장기적인 마스터플랜을 수립한 상태에서 점증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경기북부지역의 미군기지가 동일한 시기에 이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한 시차를 두고 이전할 계획이고, 지역 곳곳에 분산배치되어 있기 때문에 단일기지에 대한 단편적인 계획의 수립은 차별화된 지역발전을 추구하는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도차원에서 미군기지에 대한 전반적인 여건을 분석하고, 적정한 종합개발계획을 수립하여 낙후된 지역이미지를 탈피할 수 있는 블루오션화할 상품으로 제시되어야 한다.

 둘째, 미군기지 주변지역 재정비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도입이 필요하다. 미군기지가 있는 지방자치단체들은 이전기지에 대한 직접적인 개발계획 위주로 사업을 진행하려고 한다. 물론 단기간의 개발이익을 고려한다면 미군기지 이전부지에 대한 직접적인 개발이 즉시적인 효과를 불러 오겠지만, 미군기지 주변의 노후화된 지역을 더불어 재정비하려면 미군기지가 주변지역 재개발의 촉진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상징적인 공간으로 개발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군기지가 있는 도시마다 미군기지 중 하나를 평화와 생명을 상징할 수 있는 랜드마크적인 상징공원으로 조성하여 주변지역개발을 선도할 수 있는 촉진제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토지는 제각각 입지에 따라 효과적인 쓰임새가 있기 때문에 경기북부지역에 반환되는 미군기지 전부를 공원화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다고 판단된다. 그러나 분단의 상징으로 50여년간 경기북부지역에 주둔해온 미군기지가 있던 공여지 중에 하나는 적어도 미래세대에게 평화의 상징으로 보여줄 수 있는 평화공원을 조성하는 것은 지역 이미지개선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된다.

 셋째, 상징성있는 도시공간, 도시건축을 도입하여 경기북부지역의 얼굴로 부각시켜야 한다. 반환되는 미군기지가 도시공간구조 전체의 틀 내에서 계획된다면 시민을 위한 다양한 용도로 계획될 것이다. 이때 미군기지 공여지에 건립되는 용도와 건축물이 미적감각이 상실된 획일적인 공간으로 꾸미기 보다 상징성있는 도시공간, 상징성있는 도시건축을 도입하여 지역의 얼굴이 될 수 있는 공간으로 꾸미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러한 상징성있는 공간으로 꾸미기 위해 도시계획단계에서 지구단위계획을 도입하고, 건축단계에서는 현상설계제도를 도입하여 진일보된 도시공간으로 형성하여야 한다.

 넷째, 미군기지 활용계획에 시민참여방식을 도입하여 시민의 도시로 나아가는 디딤돌로 삼아야 한다. 경기북부지역에서 미군기지가 가지고 있던 특수성으로 인해 미군기지 활용계획은 지역민의 높은 관심을 유발할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행정기관, 의회, 시민과 시민단체 등 다양한 구성원들의 참여하에 활용계획이 수립되어 간다면 지역민의 지역사랑이 더욱 고취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